사실혼 해소 위자료, 공증만 믿었다간 '증여세' 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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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혼 해소 위자료, 공증만 믿었다간 '증여세' 낼 수도

2025. 08. 21 16:2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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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합의는 '증여'로 간주될 위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7천만 원 주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며 위자료 공증까지 마친 A씨의 뒤통수를 친 것은 다름 아닌 ‘증여세’ 경고였다. 선의의 합의가 한순간에 세금 폭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불안감. 변호사들은 이 비극을 피할 유일한 열쇠는 공증 사무실이 아닌 ‘법원’에 있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배우자와 사실혼 관계에 종지부를 찍기로 합의했다. 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정한 그는 위자료 7,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분쟁 소지를 없애려 공증 사무실에서 '부제소 합의(추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까지 마쳤다.


하지만 A씨의 계획은 배우자의 한마디에 송두리째 흔들렸다. “법원 인정 없이는 그냥 ‘증여’래요. 세금 내야 할 수도 있다고요.” 선의로 건넨 돈이 탈세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그야말로 아찔한 경고였다.


“공증까지 했는데 왜?”…위자료가 '증여'로 둔갑하는 순간

A씨처럼 많은 이들이 공증을 '법적 효력을 보장하는 만능키'로 오해한다. 하지만 세금 문제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국세청은 돈이 오간 이유를 따지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결 없이 당사자끼리 주고받은 돈은 '사실혼 파탄에 따른 손해배상금'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공증은 채무 이행을 강제할 힘은 있지만, 그 돈의 성격까지 증명해주진 않는다”며 “세무 당국이 보기에 A씨의 위자료는 법적 근거 없는 '증여'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세청은 법원의 판결 없이 사실혼 관계를 청산하며 지급된 돈을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본 사례가 있다.


세금 폭탄 피하는 유일한 열쇠, '법원의 도장'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법원의 개입'을 유일하고 확실한 해법으로 제시했다.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문을 통해 '이 돈은 사실혼 관계 해소에 따른 위자료 또는 재산분할금'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진의 이동규 변호사는 “사실혼 부당파기에 따른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한 뒤,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니케의 이상준 변호사 역시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청구를 하고 소송 중 합의해 조정결정을 받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지급되는 돈은 '증여'가 아닌 '법적 의무 이행'이므로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소송은 부담스럽다면

'소송'이라는 단어에 덜컥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이미 양측이 금액에 합의한 상태라면, 정식 재판까지 갈 것 없이 '조정'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조정은 법관 앞에서 양측의 합의 내용을 확인하고 이를 법적 효력이 있는 조정조서로 만들어주는 절차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조정신청으로 조정결정문을 받으면, 위자료 지급은 증여가 아닌 '법적 의무 이행'으로 간주돼 증여세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공증 비용에 약간의 비용만 추가하면,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수천만 원의 세금 분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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