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포기' 엄마 vs '외도·폭력' 아빠…법원은 누구에게 아이 맡길까
'양육 포기' 엄마 vs '외도·폭력' 아빠…법원은 누구에게 아이 맡길까
엄마는 지쳤고, 아빠는 위험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현재 3살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남편과는 별거한 지 10개월째. 남편 명의의 전셋집에서 아이와 단둘이 지낸다. A씨가 이혼을 결심한 이유는 남편의 상습적인 외도와 도박, 그리고 "화가 나면 갑자기 물건을 집어 던지는" 폭력성 때문이다.
사회 경험이 거의 없고 모아둔 재산도 없는 A씨는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버텼지만, 최근 건강마저 나빠져 일을 줄여야 했다. 남편은 생활비도 싸워야 겨우 보내주는 상황. 친정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A씨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 A씨는 아이의 양육권까지 포기하겠다고 나섰다.
양육권, 포기하면 끝일까?
변호사들은 A씨가 양육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법원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혼 소송에서 양육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자녀의 복리'이기 때문이다.
박상우 변호사(법무법인 의담)는 "양육권을 넘기고 싶다고 해서 자동으로 넘어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법원은 아이 아버지가 양육자로서 적정한지 여부를 철저히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엄마의 포기 의사보다 아빠의 양육 자격이 더 중요한 판단 요소라는 의미다.
A씨 남편의 과거 행적은 양육자 지정에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 법원은 양육 환경의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데, 외도, 도박, 폭력성은 이를 심각하게 해치는 요소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법원은 상대방의 외도, 도박, 폭력적 성향을 자녀의 안정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중대한 결격 사유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현재 엄마와 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 역시 법원이 A씨를 양육자로 지정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포기 말고 '이것'으로 역공하라
일부 변호사들은 A씨가 양육권을 포기하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히려 남편의 명백한 잘못을 법정에서 강력히 주장해 역공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동훈 변호사는 "관점을 바꿔 남편의 유책 사유를 근거로 충분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직접 만들어가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양육권을 포기하는 것이 자칫 아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경고다. 즉, '돈이 없어 못 키운다'가 아니라 '남편의 잘못으로 망가진 삶을 보상받아 아이를 키우겠다'는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A씨의 양육 포기 의사는 존중될 수 있으나,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아이를 보내는 것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법원의 저울은 결국 '아이의 복리'라는 가장 무거운 추를 향해 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