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하면 성범죄 가해자 또 만나야 하나요?" 법이 세운 완벽한 가해자 차단벽
"신고하면 성범죄 가해자 또 만나야 하나요?" 법이 세운 완벽한 가해자 차단벽
수사부터 재판, 민사소송까지 대면 압박 無
직접 연락 오면 스토킹 등 가중처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범죄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기 전 가장 망설이는 이유는 단연 "신고하면 가해자와 다시 만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다. 하지만 우리 법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완벽히 분리된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겹겹의 보호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수사 단계: 분리 조사 원칙… 해바라기센터에서 안전하게
우선 수사기관의 조사 단계부터 피해자와 가해자는 철저히 분리된다.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조사를 받는 일은 없다.
진술이 엇갈려 대질신문(양측을 대면시켜 심문하는 일)이 불가피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도, 피해자의 동의와 보호조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경찰이 이를 강제할 수 없다.
피해 직후 가장 먼저 '해바라기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가해자와의 접촉 위험 없이 증거 확보부터 진술, 심리 상담, 법률 지원까지 안전한 공간에서 한 번에 제공받을 수 있다.
재판 단계: 화면으로 진술하고, 가림막 치고, 피고인 쫓아낸다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가 재판이 시작되어도 피해자의 안전은 최우선으로 보장된다. 법원은 성폭력처벌법 제40조에 따라 피해자가 법정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비디오 등 중계장치를 통해 증언하도록 할 수 있다.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하더라도 방법은 있다. 피고인(가해자)이 증인을 볼 수 없도록 '차폐시설(가림막)'을 설치하거나, 필요하다면 아예 재판장이 피고인을 법정 밖으로 퇴정시킨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다.
또한 불안감을 덜기 위해 가족이나 상담사 등 신뢰관계인을 동석시키거나, 의사소통을 돕는 진술조력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도 법으로 보장된다.
가해자의 직접 연락=범죄
수사와 재판, 나아가 합의 과정까지 모든 절차는 변호인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변호인이 선임되면 피해자가 가해자 측과 직접 연락할 일은 원천 차단된다. 만약 경제적 여력이 없다면 국선변호사를 신청해 조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가해자가 합의를 종용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거나 찾아온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명백한 '2차 가해'다.
기존 성범죄와 별개로 협박죄, 강요죄, 나아가 스토킹 범죄 등으로 가중 처벌을 받게 되며 양형에도 치명적인 불이익으로 작용한다. 법원에 요청해 피해자의 주거지나 직장 100m 이내 접근 및 통신 연락을 금지하는 '접근금지명령'을 받아낼 수도 있다.
형사 고소 끝난 후 민사소송도 얼굴 볼 일 없다
성범죄는 형사 고소로 끝나지 않는다. 신체적 상처는 물론 불안, 공포 등 일상 붕괴로 인한 정신적 고통(위자료)과 향후 치료비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역시 변호사가 모든 소송 절차를 대행하므로 가해자를 대면할 필요가 없다.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피해를 안 날로부터 3년이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이 범죄 이후 뒤늦게 나타난 경우에는 그 질환이 진단된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를 유연하게 적용하여 피해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고 있다.
법과 제도는 이미 가해자의 그림자로부터 피해자를 지켜낼 방어막을 구축해두고 있다. 첫걸음을 떼어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당신을 보호할 시스템은 즉각 작동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