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별거, 얼굴도 보기 싫은데… 이혼 꼭 만나서 해야 하나요?
20년 별거, 얼굴도 보기 싫은데… 이혼 꼭 만나서 해야 하나요?
변호사들 “재판상 이혼 통하면 변호사 대리로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에게 지난 20년은 사실상 혼인 관계가 끝난 시간이었다. 배우자와의 교류는 끊겼고, 각자의 삶을 산 지 오래다. 이제 서류상으로만 남은 이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싶지만, 마지막 절차를 위해 배우자의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에 숨이 막힌다.
A씨는 상대방과 단 한 번의 만남 없이, 지긋지긋한 혼인 관계에 마침표를 찍고 싶다.
얼굴 안 보고 이혼, 정말 방법이 없을까?
방법은 있다. 하지만 어떤 이혼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과정은 달라진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고 법원에 확인을 받는 ‘협의이혼’은 원칙적으로 비대면 진행이 어렵다. 법무법인 한일의 이재희 변호사는 “협의이혼을 하려면 이혼신청 시, 숙려기간 경과 후 이혼의사 확인기일 이렇게 2번은 함께 법원에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정한 이혼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법원이 부부 쌍방의 출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A씨처럼 상대방을 만나는 것 자체가 고통인 경우, 협의이혼은 심리적 장벽이 될 수 있다.
만나지 않는 최선의 선택, ‘재판상 이혼’
상대방과 마주치지 않고 이혼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재판상 이혼’이다. 이는 부부 한쪽이 다른 쪽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절차다.
법무법인 대진의 고우리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진행하면 상대방을 대면하거나 직접 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이혼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변호사가 법적 대리인으로서 모든 서류 제출과 재판 출석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20년에 걸친 별거는 그 자체로 강력한 이혼 사유가 된다. 법무법인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20년 가까운 별거와 회복 불가능한 혼인관계라면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상대방이 소송에 응하지 않거나, 어디 사는지도 모른다면?
만약 상대방이 소송 서류를 받지 않거나, 연락이 두절되어 거주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도 이혼은 가능하다. 이때 ‘공시송달’이라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공시송달은 법원 게시판 등에 소송 서류를 일정 기간 게시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상대방의 비협조나 잠적으로부터 소송 당사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변호사 선임,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나?
재판상 이혼을 결심했다면 변호사의 조력은 필수적이다. 변호사는 단순히 법정 출석만 대리하는 것이 아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에 따르면, 변호사는 ▲혼인관계증명서, 별거 기간 증명 자료 등 소송에 필요한 서류 준비 ▲혼인 파탄의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소장 작성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청구 등 의뢰인의 경제적 권리 확보까지 전 과정을 대리한다.
A씨는 변호사를 통해 상대방과 한 번도 마주치지 않고 서면만으로 입장을 전달하며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