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녀 외도 폭로했더니 '적반하장' 고소…'무고죄' 반격 가능할까?
약혼녀 외도 폭로했더니 '적반하장' 고소…'무고죄' 반격 가능할까?
진실 폭로 후 명예훼손 피소된 남성, 법률 전문가들 '증거 있다면 무고죄 성립 가능'

A씨가 약혼녀의 외도를 폭로했다가 상대 남성에게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피소됐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문가들 "명예훼손 무혐의가 우선, 보복성 허위 고소 입증이 관건"
"약혼녀가 다른 남자와 나체로 있는 것을 목격하고 온라인에 폭로했다가 되레 고소를 당했습니다."
A씨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녀가 낯선 남성과 함께 있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인 그는 이 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글의 내용은 대부분 약혼녀에 대한 것이었고, 상대 남성 B씨의 신상은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얼마 뒤, 약혼녀의 상대 남성 B씨는 A씨의 게시글이 '허위사실'이라며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현장 사진과 카카오톡 대화 등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도 허위사실로 고소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며, B씨를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문의했다.
진실을 말해도 처벌?…'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딜레마
A씨의 가장 큰 의문은 '진실을 말했는데 왜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는가'이다. 현행법상 명예훼손은 허위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퍼뜨려도 성립할 수 있다(사실적시 명예훼손). 다만, 그 내용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받지 않는다(형법 제310조).
윤준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비록 진실이라 하더라도 공익적 목적 없이 사생활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민사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간의 애정 문제를 폭로한 것이 공익성을 인정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범죄 성립 자체를 다투어볼 여지도 있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는 "게시글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특정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정통망법상 명예훼손은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온라인 게시글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범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적반하장 고소, '무고죄'라는 역공 카드
A씨가 꺼내 들 수 있는 반격 카드는 '무고죄'다. 무고죄(형법 제156조)는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할 때 성립한다. B씨가 '진실'임을 알면서도 A씨를 처벌하기 위해 '허위'라고 고소했다면 무고죄에 해당할 수 있다.
김재헌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을 경우, 상대방이 허위로 고소를 제기한 것에 대해 무고죄로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먼저 자신의 명예훼손 혐의를 벗는 것이 중요하다. A씨가 가진 사진, 카톡 등의 증거로 게시글 내용이 '진실'임을 입증해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면, B씨의 고소는 '허위사실 신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고죄 입증, '알면서도 고소했다' 증명해야
하지만 무고죄로 처벌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다. 법원이 무고죄 성립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윤형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명중)는 "이론상 무고죄가 성립하는 경우라도 실무상 성립 요건을 까다롭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고소장 작성 및 진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B씨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B씨가 A씨의 글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오직 A씨를 처벌할 목적으로 '일부러' 허위라고 고소했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김재헌 변호사는 "상대방이 고소 당시 고의로 허위사실을 적시했음을 증명해야 한다"며 "보유한 증거(현장 사진, 카톡 내용 등)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A씨가 우선 명예훼손 고소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확보한 증거를 통해 게시글의 진실성을 입증해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것이 '무고죄' 역고소를 위한 첫 단추라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된다면, 상대방의 고소가 허위사실에 기반한 것임이 입증되어 무고죄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도, "소송 과정에서 감정적인 표현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