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 폰 바꿔주면 스폰해주겠다” 황당한 조건으로 1억 뜯어낸 가짜 대표의 최후
[단독] “내 폰 바꿔주면 스폰해주겠다” 황당한 조건으로 1억 뜯어낸 가짜 대표의 최후
채팅 앱에 ‘월 3천’ 스폰 광고, 만남에선 재력가 행세하며 기망
연인에겐 흉기 휘두르고, 성관계 영상 유포 협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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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대표 행세로 스폰·투자 사기를 치고 연인에게 흉기까지 휘두른 A씨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스폰 받으실 분 구합니다. 월 3,000만 원 선금, 오피스텔 지원 가능.”
채팅 앱에 올라온 솔깃한 제안에 연락한 B씨는 자신을 ‘직원 200명을 둔 영화제작사 대표’라고 소개한 A씨를 만났다. 서울에 집을 가진 재력가 행세를 하며 스폰서가 되어줄 듯 고민하던 A씨는 B씨에게 기이한 조건을 내걸었다.
“예전에 스폰하던 사람이 내 휴대폰이 깨진 걸 보고 새것으로 바꿔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스폰을 결정했죠.”
A씨는 B씨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물로 사주면 법인 비용으로 처리해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A씨가 설계한 치밀한 사기극의 시작이었다. B씨가 300만 원이 넘는 선물을 보내주자, A씨는 이를 시작으로 약 1억 8백만 원을 뜯어냈다.
스폰서 사기를 포함해 연인에 대한 특수상해, 스토킹, 협박 등 숱한 범죄를 저지른 A씨에게 항소심 법원은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연인에겐 흉기 휘두르고, 투자자에겐 ‘미 국방부’ 사기
판결문에 드러난 A씨의 범죄 행각은 상상을 초월했다. A씨는 영화사 대표라는 가면 뒤에 숨어 여러 여성을 상대로 폭력과 사기를 일삼은 다중 범죄자였다.
A씨는 헤어지자는 연인의 차 뒷좌석에 남자 옷이 있다는 이유로 격분해 가방에 있던 과도와 빵 칼을 꺼내 목에 겨누며 “오늘 너 죽이러 왔다”고 협박했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과도를 휘둘러 손에 20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고, 고기다짐용 망치까지 꺼내 보이며 “네 머리통을 깨려고 가져왔다”고 위협했다.
과거 연인이었던 다른 이성에게는 결별을 통보받자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네 비디오도 다 퍼질 거다. 엄마가 젤 먼저 볼 거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이후에도 3개월간 262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을 일삼았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까지 어겨가며 협박을 이어갔다.
A씨의 사기 행각은 더욱 대담했다. 전 직원의 형부에게는 “미국 국방부로부터 4,800억을 투자받아 전쟁영화를 제작한다”는 거짓말로 12회에 걸쳐 약 7,000만 원을 뜯어냈다. 그러나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부터 세금을 체납하고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경제적 능력이 없었다.
1심 징역 5년→항소심 4년 6개월…일부 합의에 감형
1심 재판부는 A씨의 죄질이 매우 나쁘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연인 관계에 있던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협박, 폭행, 상해를 가했고 성관계 촬영물로 협박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형량을 징역 4년 6개월로 다소 낮췄다. 항소심 과정에서 A씨가 사기 피해자 중 한 명과 원만히 합의한 점이 감형 사유가 됐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형과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및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을 제한했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 2023고합345 판결문 (2024. 07. 05 선고)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 2024노393 판결문 (2024. 12.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