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감사해요" 카톡 보낸 알바생…이틀 뒤 성희롱 고소 협박, 어떻게 하나요?
"사장님 감사해요" 카톡 보낸 알바생…이틀 뒤 성희롱 고소 협박, 어떻게 하나요?
월급날 직후 시작된 압박
변호사들이 말하는 결정적 증거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장님 오늘 맛있는 거 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내일 봬요?" 이모티콘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던 알바생. 그러나 월급이 입금된 지 이틀 만에 어머니를 통해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직접적인 녹취록은 없지만 딸이 엄마에게 보낸 카톡이 증거라는 주장.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장이 가진 반격 카드와 법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생존 전략을 분석했다.
"사장님 감사해요"…월급날 이틀 뒤 날아온 고소 협박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했던 알바생 측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연락을 받았다.
A씨가 딸에게 "남자친구 있냐", "성욕은 어떻게 푸냐"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알바생의 어머니가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대화 녹취는 없지만, 딸이 자신에게 실시간으로 보낸 카톡 내용이 법적 증거가 된다는 것이 모친의 주장이었다.
A씨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알바비 지급일이었던 5월 27일, A씨는 알바생의 근무 요일을 조정해주고 퇴근길에 음료까지 사줬다.
그러자 알바생은 귀가 후 "사장님 오늘 맛있는 거 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내일 봬요?"라는 카톡을 먼저 보내왔다. 다음 날인 28일에도 연장 근무를 부탁하자 갈등 없이 수락했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불과 이틀 전까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다 월급 지급 직후 돌변한 상황. 사무실에 CCTV도 없는 터라 A씨는 금전적 이득을 노린 계획된 압박이 아닌지 의심하며 법률 자문을 구했다.
엄마에게 보낸 카톡 vs 사장에게 보낸 카톡, 법원 시선은?
법률 전문가들은 알바생 측이 증거라고 주장하는 엄마에게 보낸 카톡은 증거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딸이 엄마에게 보낸 카톡은 수사에서 참고될 수는 있지만, 녹취처럼 그 말이 실제로 있었다를 단독으로 확정하는 직접증거로는 한계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발언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증거가 아닌, 진술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에 그친다는 의미다.
오히려 법정에서는 A씨가 가진 증거들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 박성현 변호사는 "급여를 지급받은 직후 돌연 고소를 언급한 점, 사건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날 이후에 알바생이 자발적으로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감사하다고 보낸 카톡 등은 평소 성희롱으로 고통받았다는 주장과 배치되므로 진술 신빙성을 깨뜨릴 반박 증거가 됩니다"라고 분석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시점과 상반되는 행동, 고소를 언급한 시점의 부자연스러움이 상대방 주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법률사무소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다만 성희롱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곧바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진술이 배척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미안하다는 말은 독"…변호사들이 말하는 3가지 생존 전략
변호사들은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면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 가지는 반드시 명심해야 할 생존 수칙이다.
첫째, 모든 객관적 자료를 즉시 보존해야 한다. 알바생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전체 원본, 급여 입금 내역, 근무 기록 등 유리한 정황 증거들을 즉시 백업해 정리해두는 것이 방어의 시작이다.
둘째,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절대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상대의 유도신문에 넘어가지 말 것을 경고하며 "'불쾌하게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미안하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사과하겠다' 등의 발언은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신 "'나는 단 한 번도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라고 단호하고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셔야 합니다"라고 대응법을 제시했다. 물론 상대방과의 모든 통화는 녹음이 필수다.
셋째, 경우에 따라선 역공도 고려해야 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을 협박으로 선제적으로 신속히 고소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라는 공격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만약 상대방이 고소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했다면, 사건의 본질은 성희롱이 아닌 공갈·협박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