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2심, 처벌은 못 올리고 이익만 지켜준다…왜 이렇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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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2심, 처벌은 못 올리고 이익만 지켜준다…왜 이렇게 됐나

2025. 11. 11 17:4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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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이례적인 항소 포기로 1심 '무죄' 혐의 사실상 확정

형량은 줄어든다

유동규·김만배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은 부동산 사업가 남욱 변호사와 동료 정영학 회계사가 시작했다.


사업 추진 중 로비 문제로 한계에 봉착하자 기자 출신 김만배 씨를 영입하여 사업 컨소시엄 '성남의뜰'에 화천대유가 자산관리회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및 정민용 변호사 등 공사 측 인사와 결탁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정민용 변호사는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로, 남 변호사의 추천으로 성남도개공에 입사해 '내부자' 역할을 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민간 업자 3인(김만배·남욱·정영학)과 공사 측 2인(유동규·정민용) 등 5명은 모두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김만배 씨에게 징역 8년 및 428억 원 추징을, 유 전 본부장에게 징역 8년, 남욱 변호사에게 징역 4년, 정영학 회계사에게 징역 5년, 정민용 변호사에게 징역 6년 등을 선고했다.


문제는 범죄수익이다.


검찰은 이들이 벌어들인 7,800억여 원 중 대부분을 추징하려 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 중 473억 원만 추징을 인정했다. 이는 김만배 씨가 검찰 구형액 6,111억 원 중 5,683억 원을, 남욱 변호사가 구형액 1,010억 원 전액을 고스란히 지켜냈다는 의미다.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의 딜레마: 2심은 방어전으로

대장동 일당 5명은 1심 선고 직후 모두 항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항소 시한인 지난 7일 자정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고 항소를 포기했다.


이 결정은 항소심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만 항소하고 검찰이 항소하지 않으면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이 적용된다. 이 원칙에 따라 항소심은 1심 선고형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다.


따라서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혐의에 대해서만 형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다툴 수 있게 됐다.


  • 1심에서 인정되지 않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4,895억 원 손해)


  • 무죄가 선고된 유동규 전 본부장의 428억 원 뇌물 약정 혐의


  • 업자들이 직무상 비밀을 이용했다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위 혐의들은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2심에서 다툴 수 없게 되었으며, 사실상 무죄가 확정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특히 1심 재판부가 "배임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만 인정한 부분도 확정되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범죄수익 추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장동 일당은 손발이 묶인 채 방어만 해야 하는 검찰을 상대로 2심 링에 오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성남시 수뇌부 입 막았다"는 비판, 향후 재판은?

검찰의 이례적인 항소 포기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성남시 수뇌부' 관련 진술을 못 하도록 대장동 일당의 입을 막은 꼴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1심 재판부는 이재명 대통령과 최측근 정진상 씨의 배임 공모·가담 여부를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성남시 수뇌부가 주요 결정을 내렸다", "유 전 본부장이 중간 관리자 역할", "유 전 본부장이 받은 뇌물 중 일부는 정진상·김용 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에 상당 부분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의 항소 포기로 인해 대장동 일당은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이 상황에서 권력을 쥔 현직 대통령 등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유인 자체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남욱 씨 등은 1심 선고 후 정진상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압박과 회유로 허위 진술을 했다"며 기존 진술을 뒤집기도 했다.


이러한 1심 판결과 검찰의 항소 포기는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상 씨 재판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한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항소심을 맡게 된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항소심도 담당하고 있어, 항소심의 진행 상황이 다른 관련 사건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결국 대장동 사건은 "이익에 비해 받게 되는 처벌이 턱없이 적은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문을 남겼다.


수천억 원의 범죄수익 대부분을 지켜낸 채 형량만 감경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경제범죄에 대한 법적 억지력 약화와 사법정의에 대한 신뢰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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