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이 또 남양했다" 이들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실효성 없는 '법' 때문
"남양이 또 남양했다" 이들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실효성 없는 '법' 때문
여직원만 '건전한 사생활⋅공손한 언행' 평가조항에 넣은 남양유업
변호사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하는 행동, 형사 처벌 대상"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왜 이런 일을 반복할까

또 남양유업이다. 이번엔 직원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차별적 잣대로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분명히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해당하는 사안. 그런데도 어째서 이들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건지 변호사들에게 자문했다. /연합뉴스·SBS뉴스·남양유업 페이스북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또 남양유업이다. 육아휴직을 다녀온 여직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의혹 등 수차례 성차별 논란에 휩싸인 남양유업이 이번엔 직원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차별적 잣대로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직원에 대한 평가 항목엔 '책임감', '끝마무리 능력' 등 직무 관련 항목만 적혀있었지만 여직원에 대한 평가 항목은 직무와 관련 없는 항목이 포함돼 있었다.
'건전한 사생활', '공손한 언행'
SBS 보도에 따르면 이런 평가는 승진 등에 대한 차별로 이어졌다. 이성에게 전화가 많이 오거나, 향수 냄새가 많이 나는 여직원들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현직 내부 직원들은 주장했다. 그 결과 현재 남양유업의 과장 이상 간부급 직원은 남성이 여성보다 10배 이상 많다. 여성 임원은 단 1명, 홍원식 회장의 부인이다.
변호사들은 "남양유업의 행위는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법(제37조 제4항 제3호)은 '근로자의 승진 등에서 남녀를 차별한 경우'를 처벌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해내의 한용현 변호사는 "여직원에 대해서만 사생활과 관련된 평가 항목이 있는 것은 이 조항 위반"이라고 했고, 법률사무소 봄온의 채우리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직원 평가는 승진 여부 등을 결정하는 주요한 근거"라며 이를 위반한 경우 홍 회장 등 사업주가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회사가 수집한 평가 내용이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라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도 될 수도 있다"고 한 변호사는 덧붙였다.

그런데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렵게 문제가 표면화돼도 '실효성' 없는 법이 한 번 더 발목을 잡는다. 처벌 수위가 너무 낮기 때문이다.
우선 변호사들은 현실적인 부분을 짚었다. 채우리 변호사는 "고용과 관련된 성차별 문제는 내부 고발이 없는 한 수면 위로 드러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많은 피해자들이 구제받지 못하고 현재 묻히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채 변호사는 "남녀고용평등법은 그동안 처벌 수위가 낮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해당 조항을 위반하면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고 있긴 하다. 다만, 벌금 500만원이 끝이다. 즉, 이번 일로 사업주인 홍 회장이 법적인 책임을 질 수는 있지만 징역형 이상의 처벌은 애초에 나올 수 없다.
'양벌규정'도 적용되긴 한다. 양벌규정이란 어떤 범죄에 대해 그 행위자뿐 아니라 해당 범죄의 방지에 주의⋅감독을 게을리한 회사 측에도 책임을 묻는 조항이다. 하지만 이때 책임을 지는 건 홍 회장 등 개인이 아닌 '남양유업 법인' 그 자체다. 처벌 수위도 똑같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지난해 93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남양유업엔 타격이 없는 수준이다.
한용현 변호사도 "처벌 수위가 약한 것도 사실이지만, 해당 조항 위반으로 기소(재판에 넘겨짐)가 된 사례조차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이런 문제를 주장하고, 또 입증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법정형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하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도 강화돼야 한다"고 채우리 변호사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