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빚 7천만 원 남편…아이들 집 지키려다 '범죄자' 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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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빚 7천만 원 남편…아이들 집 지키려다 '범죄자' 될 판

2026. 04. 23 10:1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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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명의이전은 '사해행위' 독…전문가들 '정당한 이혼 재산분할이 유일한 길'

남편의 코인 투자 빚으로 집을 잃을 위기일 때 명의이전 등은 '사해행위'로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남편이 가상화폐(코인) 투자로 진 빚 6900만 원 때문에 두 자녀와 사는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한 아내.


그녀는 집을 지키기 위해 아파트 명의를 이전하거나 거액의 근저당을 설정하는 방법을 고민했지만, 변호사들은 "오히려 재산을 빼돌리는 '사해행위'로 몰려 집을 통째로 잃고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법원을 통한 '정당한 이혼 및 재산분할'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 집인데 내 맘대로 못 해?"…단순 명의이전, '사해행위'의 덫


결혼 9년 차인 A씨는 남편이 코인 투자 실패로 신용대출 4900만 원에 지인과 시어머니에게 빌린 2000만 원까지 총 6900만 원의 빚더미에 앉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9살, 7살 두 아이와 사는 2억 3천만 원짜리 아파트가 남편 채권자들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인 A씨. 그녀가 가장 먼저 떠올린 방법은 남편 명의의 아파트를 자신의 이름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아이들과 살 집까지 통째로 날릴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현재처럼 채무가 있는 상태에서 무상 또는 저가로 이전하면 사해행위로 취소될 위험이 크다"며 "특히 금융기관 대출이 존재하면 더 엄격하게 본다"고 지적했다.


'사해행위'란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으려 재산을 고의로 빼돌리는 행위로, 채권자가 소송을 통해 이를 무효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빚 갚아 줬으니 담보 잡겠다?"…근저당, 더 큰 범죄 부를 수도


A씨는 과거 남편의 코인 빚 3천만 원과 차량 구매비 2천만 원 등을 대신 내준 것을 근거로 아파트에 2억 원의 근저당권(일종의 담보)을 설정하는 방법도 고민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또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빚보다 과도한 금액을 설정하거나 허위로 채권 관계를 만드는 것은 그 자체가 또 다른 사해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는 "실제 대여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이체 내역 등 증거가 반드시 필요하며, 근거 없이 2억 전액을 설정하면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지어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실제 채권채무 관계가 없는 허위 설정은 형사상 강제집행면탈죄에 해당할 수 있으나 과거 대여금이나 대위변제금을 근거로 한 설정은 가능합니다"라며 섣부른 근저당 설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혼'이 유일한 해법…'9년의 기여'로 집 지킨다


그렇다면 A씨가 집을 지킬 방법은 없는 걸까? 변호사들은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에 부부가 함께 이룬 재산을 정당하게 나누는 권리 행사로, 재산 빼돌리기인 사해행위와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A씨는 결혼 당시 혼수를 전부 부담했고, 맞벌이로 아파트 대출금을 함께 갚았으며, 남편의 빚 6000만 원을 대신 갚아 주는 등 재산 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귀하의 상당한 기여도가 인정되므로 재산분할로 아파트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라며 "정당한 기여도 범위 내 재산분할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원의 판결을 통해 A씨의 기여도를 인정받아 아파트 소유권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남편이 집 팔기 전에…'이것'부터 신청해야


전문가들은 재산분할 소송을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이혼 소송 중 남편이 아파트를 몰래 팔아버리거나 추가로 담보대출을 받는 것을 막는 법적 안전장치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유사 사안을 다수 수행하며 파악한 주요 쟁점은 이혼 소송 진행 중 남편분이 임의로 주택에 담보 대출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히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해야 한다는 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법한 이혼 절차에 따른 재산분할 명목으로 소유권을 이전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집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섣부른 임시방편보다 법적 절차를 통해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그 과정에서 재산을 보전하는 조치를 병행하는 것이 A씨와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유일한 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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