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장 위에 4세 아동 앉혀둔 보육교사⋯'훈육 or 학대' 재판부의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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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장 위에 4세 아동 앉혀둔 보육교사⋯'훈육 or 학대' 재판부의 판단은?

2020. 03. 18 10:4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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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 목적으로 4세 아동을 서랍장 위에 40분 동안 앉혀놓은 보육교사

"정서적 학대로 보기 어려울 듯" 검사들도 의견 냈지만⋯

1심·2심·대법원까지 모두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4세 아동을 훈육 목적으로 서랍장 위에 40분간 앉혀놓았다가 '정서적 학대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패소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2015년 울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하는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A씨는 어린이집의 원생 중 한 명인 B군(당시 4세)이 창문 앞에 놓여있는 서랍장에 올라가 노는 것을 발견했다. B군의 행동을 보고 다른 아이들도 그 행동을 따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아동들이 다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 A씨는 이를 훈육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퍼뜩 지나갔다. 이에 A씨는 B군을 서랍장 위에 40분가량 앉아 있도록 했다. A씨는 "이는 일차적으로 B군을 훈육하고, 다른 아동들에게도 교구장(서랍장)에 올라가면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경각시킬 필요가 있어서 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혐의였다.


"훈육 목적⋯학대 의도 없어" 보육교사는 주장했지만

울산지방법원은 2016년 9월 열린 1심에서 A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훈육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본 것은 잘못"이라며 항소했다.


2017년 4월, 2심 재판은 A씨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전개되는 듯했다. A씨의 죄를 입증해야 하는 역할을 맡은 공판 검사까지도 "A씨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무죄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공판 검사들은 △A씨의 행위가 B군의 반복적인 위험 행동을 제어할 목적으로 이루어졌고 △방법 면에서도 훈육의 방법으로 지나치다고 보기 어려우며 △A씨가 서랍장 위에 B군을 버려두지 않고, 여러 차례 다가가는 등 관심을 보였다는 점 등을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사건을 맡은 울산지방법원 제3형사부도 "사건 당시 A씨가 아동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2심 역시 결론은 유죄였다. 벌금이 70만원으로 줄어들었을 뿐이었다.


2심 재판부는 "보육교사인 A씨가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4세인 B군을 높이 78㎝에 이르는 교구장(서랍장) 위에 40분가량 앉혀놓은 것은 △그 자체로 위험한 행위이고 △이 과정에서 B군은 공포감이나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며 △실제로 B군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일주일 이상 등원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춰볼 때, A씨의 행위는 B군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유죄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 "원심판결 문제없다⋯정신적 학대에 해당"

A씨는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이 사건을 가져갔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 역시 1·2심과 같았다. 대법원 제2부(재판장 안철상 대법관)가 지난 12일, "원심의 판단에 아동학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한 것이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 행위가 아동의 정신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는 것을 말한다"며 2015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즉, 정신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보육교사)와 피해 아동의 관계, 행위(서랍장에 40분간 앉혀둔 행동)가 피해 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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