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반복되는 반려동물 유기…5900마리의 비극, 해법은 없나
명절마다 반복되는 반려동물 유기…5900마리의 비극, 해법은 없나
“잠시 화장실 다녀올게” 주인 기다리다 안락사 위기
반려동물 유기 잔혹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즐거운 명절 연휴가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잃어버리는 비극의 시간이 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설과 추석 명절 연휴에만 전국에서 약 5,900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거나 길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엿새간의 긴 연휴가 이어졌던 2023년 추석에는 단 일주일 만에 1,000마리에 달하는 동물이 거리에 나앉았다.
유기 장소는 고속도로 휴게소부터 낯선 여행지까지 다양하다. 2022년 한 해 동안 동물보호센터가 구조한 동물은 총 113,440마리에 달하지만, 이들 중 새로운 가족을 찾아 입양되는 경우는 27.5%에 불과하다.
나머지 중 26.9%는 보호소에서 자연사하며, 16.8%는 인도적 처리(안락사)되는 등 버려진 동물의 상당수가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매년 10만 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으로는 동물의 생산과 판매가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산업 구조가 지적된다.
영국과 같은 해외 사례를 보면, 자신이 직접 생산하지 않은 6개월령 이하의 강아지와 고양이를 판매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해 충동구매와 무분별한 유기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단순 과태료 아니다” 전과자 낙인찍히는 동물 유기의 법적 대가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는 단순히 도덕적 비난에 그치지 않는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소유자가 동물을 유기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동물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1호).
과거에는 유기 행위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되었으나, 2020년 2월 법 개정을 통해 형사처벌인 ‘벌금형’으로 제재 수위가 대폭 상향되었다.
실제 판례에 따르면 동물을 유기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대법원 2022. 11. 8. 선고 2022고단779 판결). 벌금형은 전과 기록이 남는 형사처벌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유기는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처벌 강화는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라고 설명한다.
다만 현행법의 한계도 명확하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한 자로부터 동물을 강제로 몰수하거나, 향후 동물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조항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독일 등은 동물 학대 전력이 있는 자의 동물 소유권을 박탈하거나 제한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동물 이력제 도입과 내장형 칩 등록 방식 일원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용 부담에 포기? 지자체 ‘무료 호텔링’ 알고 보면 해결책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연휴 기간 돌봄 공백이 유기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회적 약자나 1인 가구를 위한 반려동물 위탁 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연계된 애견 유치원과 호텔 50곳을 통해 경제적 여력이 없는 가구의 반려동물을 최대 열흘간 무료로 맡아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만약 길에서 유기된 동물을 발견했다면 농림축산식품부의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즉시 신고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유실·유기동물에 대해 구조 및 보호 조치를 취할 법적 의무가 있으므로(동물보호법 제39조), 발견 즉시 관할 지자체나 동물보호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동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라며 “유기 행위는 범죄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고, 정부 차원에서도 생산과 판매 단계를 엄격히 규제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