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사에 합의서 ‘박제’…집행유예 취소될까?
카톡 프사에 합의서 ‘박제’…집행유예 취소될까?
개인정보·과거사 공개, 명예훼손 고소에 법조계 "실형 가능"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중인 A씨가 앙심을 품고 과거 폭행 사건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담긴 합의서를 카카오톡 프로필에 20분간 공개했다. / AI 생성 이미지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살던 A씨가 앙심을 품고 과거 폭행 사건 합의서를 카카오톡 프로필에 올렸다. 20분간 노출된 합의서에는 피해자의 이름, 주소, 주민등록번호까지 담겨있었다.
법조계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가 짙다며 "금고 이상의 실형 선고 시 집행유예가 실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분간의 복수극... 이름·주민번호 담긴 합의서 '공개'
과거 폭행 사건으로 얽혔던 두 사람 사이의 '합의'가 복수의 도구로 돌변했다.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인 가해자가 피해자였던 상대방의 반성문과 합의서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버젓이 게시한 것이다.
약 20분간 이어진 이 '온라인 조리돌림'에는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 심지어 주민등록번호까지 고스란히 노출됐다. 분노와 불안에 휩싸인 피해자는 "명예훼손과 개인정보 유출로 고소할 경우 상대방의 집행유예가 실효될 수 있느냐"며 법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명백한 범죄"…명예훼손·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될까?
변호사들은 가해자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혐의는 '명예훼손'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권준성 변호사는 "과거 폭행사건의 피의자였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죄 구성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며 "비록 20분간만 게시되었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었다면 공연성(公然性·여러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는 상태)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받을 수 있다. 권준성 변호사는 "합의서에 기재된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는 개인정보에 해당하고, 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카카오톡 프로필에 게시한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의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서명기 서울종합법무법인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통상 ‘개인정보처리자’의 위법한 처리행위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개인 간 분쟁에서는 적용 범위가 다툼이 될 수 있다"면서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대 쟁점 '집행유예 실효'…벌금형으론 부족하다
피해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집행유예 실효' 가능성은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단순히 고소당하거나 벌금형을 받는 것만으로는 집행유예가 실효되지 않는다. 형법 제63조는 집행유예 기간 중 고의로 저지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될 때 그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한다.
이주헌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변호사는 "상대방이 현재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라면, 본 건으로 인해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될 경우 기존 집행유예는 실효되어 구속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집행유예 기간 중인 상대방에게는 본 형사 고소가 심리적으로 매우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된다"고 강조했다.
조선규 법무법인 유안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가장 큰 약점인 '집행유예'를 흔들 수 있는 매우 강력한 법적 권리를 손에 쥐고 계신다"며 고소장에 상대방이 집행유예 중인 사실을 명확히 기재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