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 없음' 소견 받았는데…갑자기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두 달 전,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 없음' 소견 받았는데…갑자기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2년마다 받은 건강검진에서 "이상 없음" 소견 받았는데⋯최근 갑자기 '위암' 진단
"과거 내시경 검사에서 오진" vs. "병원 잘못 없다" 평행선 달리는 주장
변호사들 "병원의 의료 과실 가능성 있다⋯검진 통보서 및 의무기록 확보 필요"

2년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항상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는데 '위암'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듣게 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청천벽력.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자신이 위암이라니. A씨는 2년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고, 항상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두 달 전에도 의사는 같은 진단을 내렸다. 당시 의사 실수로 위벽이 손상돼 피가 많이 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검사는 잘 끝났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복통이 가시지 않아 새로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가, '위암'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듣게 됐다. 그것도 암이 가장 많이 진행된 단계인 '위암 4기'였다. 이미 오래전부터 위에 이상이 있었다는 의미였다.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A씨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A씨는 그동안 건강검진을 받았던 B병원에서 오진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곧장 병원에 찾아가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왜 위암을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따졌다. 그랬더니 병원은 "위 내시경이 위암을 발견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A씨는 억울하다. 병원에서 제대로 진단했다면 위암을 조금 더 빨리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치료도 더 수월했을 것이다. 병원에 법적 대응을 할 생각인 A씨.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구했다.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병원 측에 의료 과실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씨가 위암 4기라고 판명될 정도라면 앞서 두 달 전에 B병원에서 실시한 위내시경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명재의 김연수 변호사는 "위암 4기인데 두 달 전에 위내시경을 실시한 병원에서 위암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병원 측에 주의 의무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담헌의 이준석 변호사도 "위암 4기로 판명될 정도라면 과거에 실시했던 위내시경 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이 있었을 개연성이 높다"며 병원의 과실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내시경이 위암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병원의) 답변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변호사는 의사 출신의 변호사다.
이에 변호사들은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하라고 조언했다. 병원 측의 잘못으로 A씨는 위암 4기에 이를 때까지 건강하다고 믿고 있었다. 이에 따라 치료 시기를 놓쳤고 치료 결과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이러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의료 과실로 치료 기회를 놓친 경우"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병원 측에 소송을 제기하는 A씨가 병원 측의 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A씨에게 관련 자료를 최대한 확보할 것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지유의 채상국 변호사는 "B병원에서 실시했던 위 내시경 영상과 의무기록, 건강검진 통보서 등을 증거 자료로 갖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준석 변호사 역시 "과거 건강검진 관련 자료는 전부 확보해두는 게 좋다"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 혹은 중재원의 조정신청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가 말한 조정신청이란,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중재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사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경우 대부분 입증을 당사자(원고)가 해야 한다. 하지만 중재원 조정의 경우, 당사자가 의료 사고와 관련된 기록을 제출하면 중재원이 의료 과오에 대해 의학적·법률적인 검토를 한다. 의학 전문 지식이 없는 환자 입장에서는 입증 책임에 대한 부담이 덜해진다. 시간과 비용도 조정이 소송에 비해 훨씬 적게 든다.
중재원 측은 "사고가 있었던 병원과 사고로 인해 치료를 받았던 병원의 검진 기록을 제출하라"며 "그 밖에 영상 자료 등도 함께 내면 된다"고 했다. 조정은 의료분쟁의 당사가 모두 동의해야 가능하다. 당사자가 중재원이 제시한 합의안에 동의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다만, 어느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거부하면 소송으로 가게 되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