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술값 260만원 떼먹고 '알아서 하라'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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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술값 260만원 떼먹고 '알아서 하라'는 손님

2026. 02. 03 10: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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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 핑계로 잠적…알고 보니 골프 삼매경

유흥주점에서 260만 원을 외상하고 잠적한 손님에 대해 업주가 고소를 고민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유흥주점에서 260만 원의 술값을 외상으로 남긴 채 '알아서 하라'며 연락을 끊은 손님. '해외 출장'이라는 그의 말을 믿었지만, 지인과 골프 약속을 잡는 등 기만적인 행적이 드러났다.


분통을 터뜨린 업주는 고소를 고민하지만, 변호사들은 손님이 과거 외상값을 한 차례 갚은 전력 때문에 사기죄 고소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믿음의 배신…“내일 준다”더니 두 달째 잠적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A씨는 3달 전 한 손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외상값을 갚지 않던 손님은 “해외에 있다”며 기다려달라는 메시지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손님은 “한국에 왔다”며 가게에 나타나 밀린 외상값을 모두 갚았다. 한시름 놓은 것도 잠시, 비극은 그날 다시 시작됐다. 손님은 그 자리에서 또 거액의 술을 마셨다.


A씨가 외상은 안 된다고 선을 긋자 손님은 “걱정 말라”며 “내일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다음 날, 손님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또 해외 출장을 간다”는 황당한 소식이었다.


출장은 두 달 넘게 이어졌고, 그 사이 손님이 다른 종업원과 통화하며 골프 약속을 잡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A씨가 이를 따져 묻자 손님은 “알아서 하라”며 태도를 바꿨다. A씨는 “이전 외상값도 대출받아 메꾼 적이 있어 너무 억울하다”며 260만 원의 피해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해외 출장' 거짓말, 사기죄 증거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돈을 낼 의사나 능력 없이 술을 마셨다는 '기망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이 사기죄 성립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해외 출장을 핑계로 연락을 회피하는 정황이나, 다른 사람과는 정상적으로 연락하며 골프를 치는 등의 정황은 기망의 고의성을 입증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카카오톡 대화 내용, 외상 장부, 목격자 진술 등 관련 증거를 미리 확보해 둘 것을 조언했다.


특히 이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준 사실이 있다면, 이를 함께 입증할 경우 가중처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적 절차는 통상 2~3개월가량 소요될 수 있다.


“이전 외상 갚은 게 발목”...형사고소 신중론 왜?


하지만 형사 고소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경고도 잇따랐다. 손님이 직전에 밀린 외상값을 한 번 갚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A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기죄는 '처음부터' 갚을 의사가 없었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과거 변제 이력이 '갚을 의사가 있었다'는 반박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창협 변호사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 없이 외상을 한 것이라면 사기에 해당한다”면서도 “다만 이전 외상대금을 변제한 사실이 있어 고소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현 변호사는 “형사적으로 사기죄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민사소송을 통해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며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 절차를 함께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섣부른 고소보다는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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