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클리셰' 비슷해도 저작권 침해 아니다…법원, 5억 손배 청구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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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클리셰' 비슷해도 저작권 침해 아니다…법원, 5억 손배 청구 기각

2026. 09. 07 13:5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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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후원 등 장르적 설정은 아이디어 영역

서울중앙지방법원 /연합뉴스

웹소설에서 흔히 사용되는 장르적 설정이나 전형적인 전개 방식, 이른바 '클리셰'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저작권 침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웹소설 작가 A씨가 다른 웹소설 작가 B씨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1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정 모티프와 전개 유사하다며 5억 원 배상 청구

A씨는 2018년 한 웹소설 플랫폼에서 연재를 시작한 작가다. A씨는 다른 플랫폼에서 소설을 연재한 B씨의 작품이 자신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차용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의 작품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 등장 세력의 성격과 상호 관계, 주인공의 서사 등에서 자신의 작품과 "포괄적·비문언적 동일·유사성"을 띤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인간이 게임 캐릭터처럼 수치화된 능력을 부여받고, 초월적 존재들이 이들의 과제 수행을 인터넷 방송처럼 시청하며 후원한다는 설정 등이 자신의 작품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씨는 B씨 작품의 게시 중단과 복제·배포 금지를 요구했다. 아울러 법원의 명령을 위반할 경우 1일당 100만 원을 지급하고,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금 5억 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법원 "웹소설의 장르적 특성 반영된 아이디어 영역에 불과"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두 작품 사이에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 작품이 공통으로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과 인터넷 개인방송, 그리고 이세계 이동을 모티프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등장인물들이 '특성창'이나 '상태창'을 통해 능력을 확인하는 서술 방식이나 시청자가 후원금을 전달하는 묘사 등은 해당 장르에서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요소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소설 등에 있어서 추상적인 인물의 유형 혹은 어떤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사건이나 배경 등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르적 특성에 따른 전형적인 표현형식은 창작성 있는 표현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사 구조와 인물 관계에서 고유한 창작적 표현 달라

또한 재판부는 두 작품의 구체적인 서사 구조와 표현 방식에도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A씨의 작품은 주인공이 특정 소설의 독자로서 외부로부터 능력을 부여받고, 다른 핵심 인물과 수평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영웅으로 성장한다.


반면 B씨의 작품은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선천적으로 내재된 재능을 바탕으로 주변 인물들과 수직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이야기의 전반적인 구조와 흐름이 상이했다.


재판 과정에서 한국저작권위원회 역시 감정 결과를 통해 "사건 전개에 중핵이 되는 인물과 갈등 관계가 해소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구체적인 줄거리 등에서 유사성이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회신했다.


1심 재판부, 원고 청구 모두 기각

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저작물 간에 근본적인 본질 내지 구조의 유사점을 발견할 수 없다"며 B씨가 A씨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5억 원을 배상하라는 A씨의 청구를 모두 이유 없다고 보아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전액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지며 사건은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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