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여성 집 문고리 흔든 20대, 경찰은 "고의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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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으로 여성 집 문고리 흔든 20대, 경찰은 "고의성 없어"

2025. 09. 03 14:0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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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떨었다" 부실 대응 논란

경찰의 안일한 판단

도어록 / 연합뉴스

한밤중, 혼자 사는 여성의 오피스텔 현관문이 흔들렸다. 문밖에는 알몸 상태의 남성이 서 있었다. 경찰은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즉결심판에 넘겼다. 피해자는 "사건 후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해 불안에 떨었다"며 경찰의 부실 대응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밤의 공포, 알몸 남성과의 뜻밖의 만남

사건은 지난 8월 24일 새벽 4시 14분, 인천 연수구 송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발생했다. 50대 여성 B씨는 잠을 청하던 중 현관문 손잡이가 격렬하게 흔들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공포에 질린 B씨는 문밖을 확인했다.


그곳에는 속옷까지 벗어둔 알몸의 20대 남성 A씨가 서 있었다.


A씨는 B씨의 집 문을 열려고 계속해서 시도했다. B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잠시 후 출동한 경찰은 오피스텔 복도에서 A씨를 발견하고 현장에서 체포했다. A씨는 체포 당시 술에 만취한 상태였다.


경찰의 황당한 판단, '고의 없음'

피해자 B씨는 사건 이후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분노했다. 경찰은 A씨를 체포한 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즉결심판'에 회부했다. 즉결심판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경미한 사건에 적용되는 절차다.


경찰은 즉결심판 회부 이유에 대해 "A씨가 술에 만취해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연음란죄는 행위자의 주관적인 의도보다 행위 자체의 객관적인 음란성이 더 중요하게 고려된다.


알몸 상태로 타인의 집 문고리를 흔든 행위는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을 충분히 해치는 음란 행위로 볼 수 있다.


경찰의 이러한 판단은 피해자의 공포와 불안을 간과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락 두절, 두 번 죽이는 경찰의 태도

더 큰 문제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B씨는 경찰의 후속 조치에 대해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수일간 불안에 떨던 B씨는 직접 경찰에 연락했지만, 담당 경찰관은 자리에 없거나 개인정보를 이유로 상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B씨는 경찰이 "이런 일은 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B씨는 일상생활에 큰 충격을 받고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


경찰 측은 "신속하게 출동해 피의자를 검거했고, 피해자에게 처리 결과를 설명했다"고 해명했지만, B씨의 주장은 이와 상반된다. 경찰의 부실한 소통과 안일한 대응은 피해자를 또 한 번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법적 쟁점과 남겨진 과제들

이번 사건은 여러 가지 법적 쟁점을 남겼다.


첫째, 공연음란죄에 대한 판단 기준이다.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벌인 행동이라 하더라도, 알몸 상태로 타인의 주거에 접근한 행위가 과연 경미한 범죄로 치부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공연음란죄는 성폭력범죄로 분류되므로, 단순 음주를 이유로 즉결심판에 회부한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둘째, 즉결심판 제도의 적절성이다. 공연음란죄는 최대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가능한 범죄다. 법정형이 즉결심판 대상을 초과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즉결심판에 회부된 것은 적절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보호의 문제다. 피해자는 경찰의 소통 부재와 사건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지적했다. 이는 경찰이 범죄를 예방하고 수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권리 보호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피해자는 국민신문고와 경찰청에 민원을 제기하며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엔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찰의 초동 대응과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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