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살인' 40대 구속 침묵하는 피의자, '진술 거부'가 불러올 법적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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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살인' 40대 구속 침묵하는 피의자, '진술 거부'가 불러올 법적 쟁점은?

2025. 10. 01 14:4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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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까이 은폐된 잔혹 범죄, 유족과 연락하며 '생존 위장'

법조계 "묵비권, 직접 불이익 없지만 양형엔 치명타 될 수도"

법정으로 향하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40대 / 연합뉴스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1년 가까이 유기한 40대 남성 A씨가 30일 구속됐다.


재판을 앞두고 범행 동기와 관련해 침묵하고 있는 A씨의 진술 거부(묵비권)가 향후 법적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법조계의 분석이 이목을 끈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김은지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A(41)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1개월간의 '완벽한 위장', 경찰 추궁에 탄로

A씨의 범행은 지난해 10월 20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그는 여자친구 B(40대)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숨겼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A씨가 범행 이후에도 B씨의 휴대전화로 유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11개월 동안 위장했다는 점이다.


경찰이 이 같은 행태를 의심하고 연락을 취하자, A씨는 심지어 동거 중이던 다른 여성에게 대신 전화를 받으라고 지시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의 거듭된 추궁 끝에 동거 여성이 '나는 B씨가 아니다'라고 실토하면서 A씨의 잔혹한 범행은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A씨가 주식투자로 인한 다툼 끝에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B씨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헌법상 권리 '진술 거부권', 양형에도 불리하지 않을까?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왜 여자친구를 살해했느냐", "시신을 왜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범행 경위에 대해서는 일체 진술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A씨가 재판 과정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것이 형량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는 피의자에게 진술거부권(묵비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므로, 자백을 거부하는 것 자체로 직접적인 법적 불이익을 받지는 않는다고 분석한다.


형사소송법상 자백 여부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거나 형을 가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성 태도 부족' 간주되면 감형 기회 상실

그러나 실무에서는 묵비권 행사가 간접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A씨가 구속된 사유가 "증거인멸 및 도망 염려"인 것처럼, 진술을 거부하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불리함이 따를 수 있다.


  • 구속 장기화 및 영장 발부 가능성 증가: 수사 협조 거부는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를 높게 평가받는 요인으로 작용해 구속 상태가 길어지거나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을 키운다. A씨 역시 이 사유로 구속됐다.


  • 양형상 불리한 평가: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는 형을 감경하는 유리한 정상으로 자주 참작된다. 자백을 거부하거나 뒤늦게 할 경우, 재판부는 이를 '반성의 태도 부족'으로 평가하여 감형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


  • 수사·재판 장기화: 피의자의 자백이 없으면 수사기관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물적 증거와 정황증거를 수집해야 하므로,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재판 과정 역시 복잡해질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시신 유기와 위장 행위 등으로 죄질이 매우 무겁게 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자백 거부가 헌법상 권리라 해도, 재판부에게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어 양형(형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결국 A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하여 객관적 증거의 정도를 파악하고, 언제 자백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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