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명 아닌데"…휴대폰 계약서 위조, 50만원 위약금 폭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내 서명 아닌데"…휴대폰 계약서 위조, 50만원 위약금 폭탄

2025. 12. 15 13: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6개월 뒤 요금제 변경 약속 믿었지만 '780일 노예 계약'…판매점, 전자계약서 서명 위조 정황. 법조계 "명백한 사문서 위조, 형사 처벌 대상"

휴대폰 판매점이 요금제 변경 약속과 달리 전자계약서에 고객 서명을 위조해 장기 요금제를 유지시켰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계약서가 두 개?"…휴대폰 판매점의 '서명 위조' 꼼수, 50만원 위약금 뒤집어쓴 소비자


"6개월 뒤 요금제를 바꿔주겠다"는 판매점의 약속을 믿고 휴대폰을 개통한 A씨는 최근 50만원에 달하는 위약금 고지서를 받고 망연자실했다.


계약 당시 받았던 종이 계약서와 달리, 통신사에 등록된 전자계약서에는 장기 요금제 유지 조건이 포함돼 있었고 심지어 자신의 서명까지 위조된 정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 서명이 왜 여기에?"…두 얼굴의 계약서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공시지원금을 받고 휴대폰을 개통하며 판매점으로부터 "6개월 뒤인 10월 28일에 요금제를 낮춰도 된다"는 안내와 함께 이를 명시한 종이 계약서를 받았다.


그러나 약속된 날짜에 요금제 변경을 시도하자, 통신사 고객센터는 "780일간 요금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가입돼 위약금 약 50만원이 발생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답변을 내놨다.


A씨가 즉각 민원을 제기하자 더욱 황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판매점이 증거로 제출한 전자계약서가 A씨가 보관 중인 종이 계약서와 내용이 달랐던 것이다.


결정적으로, 개통 심사에 필수적인 전자계약서의 서명란에는 A씨의 서명이 도용돼 있었다. 통신사 고객센터조차 "크게 보면 사문서 위조가 맞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법조계 "빼도 박도 못 할 사문서 위조…형사고소감"


법률 전문가들은 판매점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판매점이 임의로 전자계약서에 서명한 행위는 사문서 위조에 해당할 수 있으며, 특히 계약 내용이 실제와 다르게 작성된 점은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박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의) 역시 "형법 제239조(사인등의 위조, 부정사용)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형법 제231조(사문서등의 위조·변조)는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법원은 작성 권한이 없는 자가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문서를 작성하는 것 자체를 '위조'로 본다. A씨의 동의 없이 판매점이 임의로 서명해 계약 내용을 변경한 것은 명백한 위조 행위라는 분석이다.


'할인' 미끼로 받은 서명, 구제 불가능한 족쇄 되나


이번 사건의 변수는 A씨가 '전환지원금' 할인 서류에 직접 서명했다는 점이다. 해당 서류의 작은 글씨로 된 유의사항에는 '요금제 변경 시 위약금 발생'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판매점은 이를 근거로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A씨는 "오로지 할인 혜택에 대해서만 설명받았을 뿐, 위약금 조항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고 항변한다. 법조계는 이 경우 판매점의 '설명의무 위반'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약관규제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위약금처럼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며, 이를 위반했다면 해당 조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나아가 지원금 지급을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사용을 강제하는 개별 계약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제5조 위반으로,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약금 폭탄' 피하려면…증거 확보 후 총력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A씨가 위약금 폭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철저한 증거 확보와 단계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지류 계약서 원본, 전자계약서 사본, 고객센터 상담 내역 등을 모두 보관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내용이 다른 두 계약서, 상담 녹취 등 증거 확보 ▲사문서 위조 사실을 명시해 통신사에 공식 민원 제기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 외부 기관에 신고 및 피해구제 신청 ▲판매점을 사문서위조죄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 등이 꼽힌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계약 무효 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민사소송도 가능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계약 분쟁을 넘어 판매점의 명백한 범죄 행위가 의심되는 사안이다. 소비자는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지만, 이를 악용해 서명을 위조하고 부당한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는 법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경종을 울린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