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3000만원인데…” LH 당첨되고도 2년째 발 묶인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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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3000만원인데…” LH 당첨되고도 2년째 발 묶인 어머니

2025. 10. 10 19:0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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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입자’ 핑계 대는 집주인…전문가들 “기다리면 끝, 소송이 유일한 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LH 공공임대주택에 당첨됐지만, 2년간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애태우는 한 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꿈에 그리던 LH 주공아파트 당첨 소식도 잠시, 3000만 원 전세 보증금에 발이 묶여 2년 가까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연이다.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돈을 줄 수 있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인 A씨의 어머니는 LH 입주 전까지 잠시 머물 곳으로 보증금 3000만 원짜리 원룸을 구했다.


2년 계약이었지만, LH 입주 시기가 정해지면서 계약 1년 4개월 만에 집을 빼겠다고 집주인에게 문자로 통보했다. 명확한 증거도 남겼다.


하지만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다”며 보증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뤘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간다. A씨의 어머니는 결국 대출을 받아 LH 아파트 보증금을 겨우 마련해 입주했다. 이 과정에서 주소지를 이전하면서 법적 보호 장치를 잃을 위험까지 떠안았다.


불안한 마음에 정부가 운영하는 전세사기피해지원단에 문을 두드렸고, 결국 ‘전세사기 등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A씨에게 3000만 원은 단순한 돈이 아닌 ‘전 재산’이었다.


“다음 세입자 구해야 준다”…법적 효력 없는 집주인의 변명

법률 전문가들은 집주인의 주장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은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으며,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것은 전적으로 집주인의 사정일 뿐이다.


특히 A씨 어머니처럼 계약 기간 중 퇴거를 통보했더라도,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법적으로 계약은 해지된 것으로 본다. 즉, 집주인은 이미 1년 반 이상 보증금을 불법적으로 돌려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신탁 건물’과 ‘주소 이전’,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

이번 사건은 두 가지 법적 쟁점 때문에 더욱 복잡하다.


첫째는 해당 건물이 집주인 개인이 아닌 ‘신탁 법인’ 소유라는 점이다.


최아란 변호사(법률사무소 아란)는 “임대차 계약보다 신탁 등기가 먼저 설정됐다면 소송 상대방이 달라지는 등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 돈을 달라고 해야 할지부터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둘째는 A씨 어머니가 LH 아파트로 이사하며 주소지를 옮긴 점이다. 이충호 변호사(HB & Partners)는 “주소 이전을 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을 위험이 매우 크다”며 “지금이라도 즉시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권리를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내가 이사를 가더라도 해당 주택에 대한 권리가 있음을 등기부등본에 남기는 강력한 법적 장치다.


전문가들 한목소리 “기다림은 끝, 소송으로 싸워야”

상황을 접한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신속한 법적 조치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했다.


조훈목 변호사(법무법인 한원)는 “지급명령신청이나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고, 이를 근거로 집주인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부동산 강제경매에 착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일권 변호사(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는 “보증금 반환 의사 없이 시간을 끄는 것은 전세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민사소송과 함께 형사고소를 병행해 집주인을 압박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다행히 희망은 있다.


A씨의 보증금 3000만 원은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다른 빚보다 앞서 보증금 중 일정액을 가장 먼저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다.


전 재산을 잃을 위기에서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는 제도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만큼, 정부의 저리 대출이나 법률 지원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나긴 기다림에 지친 A씨 가족의 외로운 법정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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