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안 했는데 어떻게 책임지나?"…GTX 철근 누락, 장관 책임의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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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안 했는데 어떻게 책임지나?"…GTX 철근 누락, 장관 책임의 한계는

2026. 05. 21 10:0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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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자의 지휘·감독 책임

단순히 보고 기다리는 '수동적 의무' 아니야

GTX 철근 누락 관련 현안 질의 출석해 답변하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을 둘러싸고 날 선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사안의 핵심은 하급 기관인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이 부실하게 보고한 상황에서 상급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최종 책임이 있는지 여부다.


이날 현안질의에 나선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철근 누락 사실이 담긴 서울시의 400페이지 분량 보고서를 국토부와 철도공단이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붉은색으로 표시된 중요 내용을 놓친 것을 두고 질타하며 주무부처의 관리 부실을 꼬집었다.


이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요약 없이 방대하게 제출된 보고 방식을 지적하며, 장관이 최종 책임을 지는 것은 맞지만 보고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판례가 정한 감독 책임의 범위…'수동적 보고 대기' 아닌 '적극적 점검'

그러나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장관의 항변은 법리적으로 온전히 인정받기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의 지휘·감독 의무는 단순히 하급자의 보고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유사한 지휘·감독 책임 사건을 맡은 춘천지방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감독 책임을 하급자의 과오나 위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는 구체적인 의무로 정의했다.


대법원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도, 상급자는 적극적으로 하급기관의 업무 수행을 점검하고 확인할 의무를 지닌다. 특히 철근 누락과 같은 구조 안전 문제는 시민의 생명 및 신체와 직결된 사안이므로, 주무부처로서 평균적인 주의 의무를 넘어선 더욱 엄격한 시공 감독이 요구된다.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 의무…보고 누락 자체가 관리 부실의 방증

나아가 하급 기관이 보고를 누락했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상급자의 관리 책임을 부각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조직 내 보고체계가 정상적으로 굴러가도록 관리할 최종 책임 역시 최고 책임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관련 행정 소송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고도로 분업화된 대규모 조직이라도 합리적인 보고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노력할 의무가 최고 책임자에게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 법리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대형 국책사업인 GTX의 보고체계가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점검할 의무가 있으며, 보고가 누락되었다는 사실은 결과적으로 국토부의 시스템 관리 실패를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


감독의 현실적 한계 인정과 상급자 면책의 법리적 요건

물론 법적으로 감독의 현실적 한계가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직근 상급자조차 발견하지 못한 서류의 위·변조를 윗선에서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무조건 징계 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 장관이 4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 전체를 직접 읽지 못한 행위 그 자체만으로 즉각적인 위법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장관의 '보고 미수령'에 따른 책임 면제가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까다로운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GTX 사업과 관련해 합리적인 내부통제 및 보고체계를 구축하고, 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또한 보고 누락의 원인이 전적으로 서울시와 철도공단에 있어 장관은 사전에 이를 인지할 기회가 전혀 없었으며, 사후에라도 사실을 인지한 즉시 보완을 지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입증되어야만 한다.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명시된 공무원의 성실의무는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 능동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최종 관리·감독 책임자인 국토부 장관은 단순히 하급 기관의 보고 누락을 탓하기에 앞서, 실질적인 관리 시스템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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