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불법 증거수집'과 '경찰의 위법 압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재판, 뒤집힐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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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불법 증거수집'과 '경찰의 위법 압수'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재판, 뒤집힐 수 있나

2025. 09. 16 10:0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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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위법수집증거 배제 적극 다퉈야 변호사 역량 따라 결과 달라질 것”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교제하던 여자친구가 잠든 사이 휴대폰을 몰래 뒤져 불법촬영 혐의로 신고하면서 한 남성 A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연인의 위법한 증거 수집과 경찰의 강압적 압수 정황을 주장하며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고 호소한다.


그의 운명은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따지는 치열한 법리 다툼에 달리게 됐다.


여자친구가 몰래 모은 증거, 법정에서 통할까?

가장 큰 쟁점은 여자친구 B씨가 불법적으로 수집한 증거의 효력이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사인이 수집한 증거는 수사기관과 달리 영장주의 등 헌법적 제약을 받지 않아 증거능력이 폭넓게 인정되는 편"이라고 전제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사인이 수집한 증거라도 그 과정에서 헌법상 보장된 인격권이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이를 증거로 쓰는 것이 정의에 반하면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B씨가 동의 없이 휴대폰을 열람하고 정보를 빼돌린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는 '현저한 사생활 침해'로 볼 수 있어, 법정에서 그 위법성을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임의제출’이라더니 녹음 파일 속 경찰의 ‘위법 압수’ 정황

경찰의 수사 과정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휴대폰 같은 정보저장매체는 원칙적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만 압수할 수 있다.


A씨의 주장처럼 경찰이 사실상 동의 없이 휴대폰을 가져갔다면, 이는 헌법이 정한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한 압수에 해당한다.


A씨가 확보한 녹음 파일은 이 주장을 뒷받침할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강민기 변호사는 "경찰의 압수 과정에서 영장주의 원칙 위반과 선별압수 절차 미준수가 명백히 확인된다"며 "녹음된 경찰 통화 내용은 절차 위반을 입증할 유력한 자료"라고 평가한다. 경찰의 위법한 압수에서부터 모든 수사가 시작됐다는 논리를 펼 수 있는 강력한 카드인 셈이다.


신고 내용과 무관한 ‘여죄’ 대법원 판례는 ‘증거 안 된다’

결정적으로 A씨의 재판에서 문제가 된 ‘여죄(추가 범죄 혐의)’는 B씨가 신고한 내용과 무관한 제3의 여성들에 대한 촬영물이었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이 파일들을 발견했지만, 이 과정에서 A씨의 참여권을 보장하지도,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도 않았다.


이는 대법원 판례에 정면으로 위배될 수 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2016도348)을 통해 “압수수색 과정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탐색하다가 별도의 범죄 혐의를 우연히 발견했더라도,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한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최초 혐의와 구체적·개별적 관련성이 없는 자료까지 무차별 압수·분석한 경우 증거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며 A씨의 여죄 혐의에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전부 인정하라”는 변호사 전문가들 “매우 소극적, 교체 고려해야”

A씨를 더 절망하게 한 것은 자신을 변호해야 할 변호인의 태도였다. A씨의 변호사는 “모든 증거가 인정될 것이니 혐의를 전부 인정하고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만 집중하자”는 전략을 고수한다.


법리 다툼의 여지가 명백한 상황에서 싸움을 포기하자는 제안이었다.


이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변호인의 역량이 심히 부족하다"거나 "매우 소극적인 대응"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혐의를 다툴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기하고 양형 운운하는 것은 실익 있는 조력을 제공해줄 수 없는 변호사”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변호사의 역량과 전략에 따라 재판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다른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 쏟아진다.


한순간의 잘못과 별개로, 위법한 수사로 얻은 증거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디까지 재단할 수 있을까. 법원의 저울은 이제 A씨의 방어권과 수사 절차의 정당성을 함께 올려놓고 그 무게를 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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