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요구하며 집 나가더니, 몰래 들어와 녹음기 설치한 남편…주거침입 고소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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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요구하며 집 나가더니, 몰래 들어와 녹음기 설치한 남편…주거침입 고소 가능할까요?

2022. 12. 21 08:1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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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황으로는 주거침입 처벌 어려워 보여⋯통신비밀보호법은 가능성 있어"

현관문 비밀번호 바꾼 것은 아내에게 불리, 녹음기 설치한것은 남편에게 불리

"이제 그만 이혼하자"며 불같이 화를 내고 집을 박차고 나간 남편. 벌써 한 달째 감감무소식이지만, 걱정은 하나도 안 된다. 퇴근 후 집에 와보면, 낮에 그가 다녀간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 그런데, 남편이 집에 남겨 놓은 건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녹음기였다./셔터스톡·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부부싸움 이후 남편은 불같이 화를 내며 이혼을 요구했다. 그리고서는 집을 나가버렸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연락 없는 그가 딱히 걱정은 되지 않는다. A씨가 퇴근하고 집에 와 보면, 남편이 집에 들어와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간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집안 청소 도중 처음 보는 기계 하나를 발견했다. 녹음기였다. 남편이 설치한 것이 분명했다. 이를 따져 묻자, 남편은 "내 집에 뭘 설치하든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이었다. 뻔뻔한 태도에 A씨는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꿔버렸다. 또한, 자신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남편에게 법적 책임도 묻고 싶다. 변호사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형법상 주거침입 적용 어렵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은 가능성 있어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현재 상황으로는 남편에게 별도의 혐의를 적용해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아직 혼인 관계가 유지된 상태이고, 남편은 집을 나간 뒤에도 A씨가 없을 때 자유롭게 출입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거침입죄는 성립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형법상 주거침입죄(제319조)는 거주자의 주거(住居⋅집이나 거주지) 등에 허락 없이 침입해 주거의 평온을 해친 경우 성립한다. 그런데 남편은 A씨와 공동으로 주거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이 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김 변호사는 "남편이 집을 오가는 것을 A씨 역시 용인하고 있었다고 보인다"며 "그렇다면 주거침입죄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건 어떨까. 안영림 변호사는 "녹음기를 통해 A씨의 통화를 몰래 들었다는 등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짚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의 녹음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LUX 법률사무소의 김정조 변호사 역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관문 비밀번호 바꾼 것, 향후 이혼소송에서 불리할 수도

변호사들은 A씨가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면 불리한 정황과 유리한 정황이 하나씩 있다고 했다. 불리한 정황은 현관 비밀번호를 바꾼 것이다.


'변호사지세훈법률사무소'의 지세훈 변호사는 "집 비밀번호를 바꾼 것은 향후 이혼소송을 한다면 남편에게 유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A씨의 행동은 남편과 함께 살 생각이 없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씨에게 유리한 정황은 남편이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것이다. 김명수 변호사는 "남편이 몰래 녹음기를 설치한 행동은 이혼 소송에서 매우 불리한 상황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후 이혼소송을 할 경우를 대비해) 증거자료를 잘 확보해 두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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