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처방 실수와 약사의 조제 실수로 겹쳐 파킨슨 환자 피해…법적 대응 방법은?
의사의 처방 실수와 약사의 조제 실수로 겹쳐 파킨슨 환자 피해…법적 대응 방법은?
약사와 병원이 공동불법행위자 되어 손해배상책임 분담…의학적 인과관계와 과실 비율이 쟁점

약사가 파킨슨 환자에게 주는 약을 잘 못 제조하고, 의사는 금기약을 처방했다. 이 일로 환자가 피해를 입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약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셔터스톡
약사인 A씨는 올해 초 약국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두 달 전 파킨슨 환자가 복용 중인 퍼킨정을 아토르반정(고지혈증약)으로 잘못 조제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해당 환자는 이 약을 10일 치 복용하고는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넘어져 입원했다.
환자 측이 사고 경위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약을 처방한 병원 측의 실수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의사가 파킨슨 환자에게 금기 약인 나리펜정을 처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환자 측은 약사와 처방 의사, 병원 측 상대로 소송 제기했다. 그중 A씨에게는 치료비와 위자료로 5,600만 원을 청구했다. 이에 A씨는 법적 대응책을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약사는 처방전 내용에 의심이 있을 때 의사에게 확인할 의무 있어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이 사안은 약사인 A씨의 조제 과실과 의사의 금기 약물 처방 과실이 경합하는 공동불법행위”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퍼킨정을 조제해야 할 것을 아토르반정(고지혈증약)으로 잘못 조제한 것은 A씨의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약사법에 따르면 약사는 처방전 내용에 의심이 있을 때 의사에게 확인할 의무가 있으며, 단순히 처방전을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 주의의무에 기초한 판단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의미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는 “10일 치 약이 잘 못 조제되었고 복용으로 인한 어지러움과 낙상, 입원 등이 발생했다면 A씨에게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변호사는 “담당 의사가 해당 환자에게 파킨슨 금기 약인 ‘나리펜정’을 처방한 점도 명백한 과실로 볼 여지가 있으며, 이는 처방 의사와 의료기관의 공동 책임으로 평가된다”며 “이 경우 약사와 병원이 공동불법행위자가 되어 손해배상책임이 분담될 수 있다”고 했다.
파킨슨 환자에게 금기인 약 처방한 의사의 잘못이 더 크다는 점 주장할 수 있어
법무법인산음 김주형 변호사는 “사안은 의학적 인과관계와 과실 비율이 쟁점”이라고 말한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 서아람 변호사는 “약사의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파킨슨 환자에게 금기인 나리펜정을 처방한 의사의 과실이 환자의 손해 발생에 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동서남북 고일영 변호사는 “아토르반정은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약이라는 점, 환자에게 부작용이 온 주된 원인은 파킨슨 환자에게 금기인 나리펜정을 처방한 의사의 잘못이 크다는 점, 약사는 조제 착오 외 나머지에는 책임이 없다는 점을 소송에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주형 변호사는 “피해자 측 청구액 5,600만 원이 과도하다면, 입증자료 확보를 통해 감액도 가능하며, 약사배상책임보험 가입 시 보험사 대응도 병행해야 한다”말했다.
“청구 금액이 5,600만 원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입원 기간, 진료기록, 증상 정도, 기왕증 등을 종합해 실손해와 위자료로 한정되며, 통상 위자료는 수백만 원 수준에서 제한된다”고 배재용 변호사는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