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 알바 안 오면 F"…교수는 뒷돈 챙기고, 학과장은 출석부 조작
"골프대회 알바 안 오면 F"…교수는 뒷돈 챙기고, 학과장은 출석부 조작
'골프 수업' 들으러 갔더니, 성적 빌미로 골프대회 알바 강요
교수는 수강생 587명 공급하고 돈 받고, 학과장은 출석부 조작 도와
1심 벌금 700만원 → 2심 벌금 500만원

강원도의 한 대학 교수들이 골프대회 대행사 청탁을 받고 학생들을 동원해주고 뒷돈을 챙겼다가 벌금형에 처해졌다. /셔터스톡
골프 수업을 수강하던 강원도 모 대학교 학생들이 춘천의 한 골프장에서 여는 대회에 동원됐다. 필드를 뛰기 위해 모인 게 아니다. 강제로 골프대회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서였다.
주차요원부터 화장실 관리, 클럽하우스 보안 업무 등에 배치된 학생들. 4일간 합숙하느라 다른 수업을 빠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대학생들이 이 같은 일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딱 하나였다. 해당 골프 수업을 맡은 교수가 "대회 알바에 참여하지 않으면 F학점"이라며 등을 떠밀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사회체육학과 객원교수 A씨는 2017년 2학기 무렵부터 2019년 1학기까지 자신의 골프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을 알바로 내보냈다. 이는 골프대회 대행사로부터 "사회체육학과 학생들을 알바생으로 공급해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청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A 교수는 "모든 수업은 골프대회 알바로 대체하고, 1회라도 불참하면 F학점"이라고 학생들에게 경고했다. 이로 인해 학점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일부 학생들은 교수 지시에 따랐다.
이런 식으로 수년간 11차례에 걸쳐 587명의 학생들이 골프대회 알바를 해야 했다. 수업을 받아야 할 시간에 강제로 일을 한 학생들은 일급으로 약 8만원씩 지급받았다.
반면 A 교수는 골프대회 대행사 측에 알바생을 지급한 대가로 총 104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교수의 학사관리를 감독해야 할 B 학과장은 도리어 학생들이 빠진 다른 수업 출석부를 조작하는 일을 지원했다.
결국 두 교수는 배임수재와 강요죄,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두 교수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교수로서 부정한 청탁을 받아(배임수재), 학생들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강요)에서다. 또한 관할관청에 등록을 하지 않고 유료로 직업소개사업을 한 혐의(직업안정법 위반)도 유죄로 봤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는 A 교수와 B 학과장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뒤로 챙겼던 1040만원도 추징을 명령했다.
본래라면 형법상 배임수재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제357조), 강요죄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다(제324조). 직업안정법 위반 행위로만 봐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야 한다(제47조).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받은 돈 중 일부를 대학 또는 사회체육과 경비 등에 지출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교수와 B 학과장은 이 형량마저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그리고 이어진 항소심(2심)에서 벌금은 500만원으로 깎였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A 교수가 강요를 하긴 했지만, 아르바이트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이나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 대해선 '강요 미수'로 봐야 한다"며 벌금을 줄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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