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성추행 사건'을 진짜로 믿고 신고했다면? 무고죄일까, 아닐까
'가짜 성추행 사건'을 진짜로 믿고 신고했다면? 무고죄일까, 아닐까
"성추행 당했다"는 한 학생의 사연 접해⋯대신 신고해줬더니 모두 거짓말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들에게 무고죄로 고소당하지 않을지 걱정

최근 A씨는 채팅을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채팅에서 만난 B양은 학교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를 들은 A씨는 B양을 돕고 싶어 경찰에 신고를 해줬다. 그런데 B양의 모든 이야기가 거짓이었다. /셔터스톡
최근 A씨는 채팅을 통해 안타까운 사연을 접했다. 채팅에서 만난 B양은 학교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고통스러운 나머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를 들은 A씨는 B양을 돕고 싶었다. 이에 B양이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 정도는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B양에게 고맙다는 연락도 받았다.
그런데 얼마 뒤, 경찰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수사 결과, B양이 성범죄를 당했다는 사실은 거짓이었다고 드러났기 때문이다. B양이 채팅방에 썼던 글은 모두 꾸며낸 얘기였다.
결론적으로 A씨는 죄 없는 사람들을 성추행범으로 신고한 게 됐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다 오히려 무고죄로 고소당할까 불안한 A씨. 변호사에게 무고죄 성립 여부를 물었다.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A씨가 무고죄로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무고(誣告)죄는 다른 사람을 형사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 이때 ①신고 내용이 '허위사실'이어야 하고 ②허위사실은 형사처분 또는 처벌 대상이어야 하며 ③형사처벌을 받게 할 고의성이 확인돼야 한다. 무고죄로 인정되면 형법 제1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런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했을 때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2. 12. 28. 선고, 82도1622 판결). A씨도 학생 B양에게 들은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신하고 신고했다. 이러한 점이 입증된다면 무고죄가 인정되기 어렵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A씨가 신고할 당시,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며 "A씨가 B양의 글이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도 "A씨가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증명돼야 처벌된다"며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신고한 것에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