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물 스트리밍, VPN 쓰면 안전할까… 변호사들이 경고한 익명의 배신
아청물 스트리밍, VPN 쓰면 안전할까… 변호사들이 경고한 익명의 배신
"단순 시청도 1년 이상 징역" vs "현실적으로 수사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챗GPT에 음란물 사이트를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중등', '고등'과 같은 명백한 키워드로 아청물을 검색해 시청했다. 심지어 미성년자임을 암시하는 SNS 계정의 신체 부위 노출 사진과 자위 영상을 시청하고, 사진을 무료로 주겠다는 말에 "진짜 무료인가요?"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VPN을 사용하고 타인의 계정을 이용하는 등 나름의 안전장치를 동원했지만, 결국 처벌에 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법률 전문가의 문을 두드렸다.
변호사들의 극과 극 답변
A씨의 사연에 변호사들은 극명하게 엇갈린 답변을 내놓았다. 일부 변호사들은 A씨를 안심시켰다.
박승권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다 잡아갈 교도소도 없다"며 현실적인 수사 한계를 지적했다. 단순 시청만으로는 적발되거나 처벌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취지다.
반면, 경고 목소리도 높았다. 오동현 변호사(뉴로이어 법률사무소)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시청은 단순 소지나 시청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즉시 이러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시길 강력히 권고드린다"고 강조했다.
법의 칼날, 알면서 시청 정조준…스트리밍도 예외 아니다
이처럼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법 조항의 엄격함과 수사 현실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1조 제5항은 "아청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대법원은 지난 2022년, 파일을 내려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스트리밍 방식의 시청도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결(대법원 2022도1683)하며 법의 잣대를 더욱 엄격히 세웠다.
A씨가 '중등', '고등' 등의 키워드로 직접 검색한 행위는 아청물임을 알면서 시청했다는 고의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행위 역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명백한 범죄다.
VPN·학교 와이파이…완벽한 익명은 없다
A씨가 믿었던 익명성 방패 역시 완벽하지 않다. 김수열 변호사(뉴로이어 법률사무소)는 "VPN을 사용하더라도 서비스 업체의 로그 기록이나 결제 정보 추적,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신원이 특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교 와이파이 역시 네트워크 관리자가 접속한 사이트 주소와 기기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안전지대가 아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조회 기록이나 "진짜 무료인가요?"라고 보낸 메시지 자체는 당장 범죄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해당 계정 주인이 아청물 제작·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될 경우, 이 기록들은 수사기관의 의심을 사는 불리한 정황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씨의 행위는 명백한 처벌 대상이다. 비록 현실적으로 단순 시청자 개개인에 대한 수사력이 미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사 편의의 문제일 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