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커플 수술비 전액 지원' 인플루언서에 협찬 제안…의료법 위반될 수 있나?
'쌍커플 수술비 전액 지원' 인플루언서에 협찬 제안…의료법 위반될 수 있나?
3만 팔로워 인플루언서, '병원 태그+후기' 조건…병원이 "후기는 대신 써주겠다"고 했다면

인플루언서가 성형외과로부터 수술비 지원 및 후기 대필 작성을 제안받을 때, 병원이 후기를 대신 써주는 '대필 후기'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 AI 생성 이미지
3만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A씨. 최근 한 성형외과로부터 '쌍꺼풀 수술비 전액 지원'이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대가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병원을 태그한 셀카 사진을 올리고, 성형 정보 앱에 후기를 작성해 달라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병원 측은 "후기는 우리가 알아서 써 주겠다"고 했다.
A씨는 병원의 제안대로 협찬을 진행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지 궁금해졌다. '협찬'이라고 표시만 하면 모든 게 괜찮은 걸까?
"후기는 우리가 써줄게요"…달콤하지만 위험한 제안
A씨가 받은 제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스타그램에 병원을 태그한 게시물을 올리는 것, 다른 하나는 성형 정보 앱에 후기를 작성하는 것이다.
문제는 병원이 후기 작성을 대신해 주겠다고 나선 부분이다. A씨 명의로 병원이 작성한 글을 마치 A씨가 직접 쓴 것처럼 올리자는 제안이다.
변호사들은 이 '대필 후기' 제안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대필 후기', 변호사들 "명백한 의료법 위반"
결론부터 말하면 병원이 대신 써 준 후기를 본인이 쓴 것처럼 올리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변호사들은 해당 제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성형 플랫폼에 환자 본인인 것처럼 수술 전후 사진과 함께 후기 형식의 글을 작성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조항을 요구하는 병원과의 계약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푸름 법률사무소의 이푸름 변호사도 "병원이 작성한 문구를 본인의 자발적 후기처럼 게시하는 방식은 위험하다"며 "단순히 '협찬'이라고 표시하는 것만으로 위험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병원이 작성한 글을 실제 환자가 쓴 후기처럼 게재하는 행위는 소비자를 속이는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이는 의료법에 따라 금지된다.
'협찬' 표시만 하면 끝?…'뒷광고' 넘어 의료법 문제
그렇다면 협찬 사실을 밝히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변호사들은 '아니'라고 답했다.
대가성 게시물에 '협찬'이나 '광고' 문구를 넣는 것은 표시광고법상 당연한 의무다. 이를 숨기면 이른바 '뒷광고'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의무를 다했다고 해서 의료법 위반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빈율 빈민욱 변호사는 "협찬 표기는 필요하지만, 협찬 표기만으로 의료법상 허용되지 않는 의료광고가 적법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의료법은 대가를 받고 환자를 유인하거나, 환자의 치료 경험담을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광고를 엄격히 금지한다. 따라서 협찬 사실을 밝혔더라도 내용 자체가 과장되거나 치료 효과를 보증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의료법 위반이 될 수 있다.
법 어기지 않고 협찬받는 3가지 원칙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협찬을 진행할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째, 협찬 사실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표준 문구를 통해 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해시태그 맨 끝에 작게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둘째, 반드시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만을 작성해야 한다. 클로저 법률사무소 이태준 변호사는 "실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게시물을 올리는 것 자체가 곧바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병원이 대신 써주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봤다.
셋째, 치료 효과를 단정하거나 과장하는 표현을 피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수술 전후 비교, 효과 단정,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식의 표현은 문제 소지가 크다"고 짚었다. 주관적인 경험을 담담히 서술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