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안 좋은 줄 알면서도 연인에 빌려줬다가 못 받은 돈…사기죄 처벌 어려운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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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안 좋은 줄 알면서도 연인에 빌려줬다가 못 받은 돈…사기죄 처벌 어려운 이유 셋

2022. 02. 12 11: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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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여자친구를 물심양면 도왔던 A씨. 하지만, A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됐고 그동안 빌려줬던 돈도 받지 못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여자친구를 물심양면 도왔던 A씨. 휴대 전화도 사주고, 생활비도 종종 빌려줬다. 여자친구의 "돈 벌면 갚겠다"는 말을 믿어서였다.


하지만, A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됐고 그동안 빌려줬던 돈도 받지 못했다. 헤어질 당시 "갚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지만, 이제 연락조차 받지를 않는다. 경제 활동을 시작하면 갚겠다는 말로 돈을 빌려 갔지만, 전혀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여자친구 B씨에게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사기죄 책임을 묻기 어려운 현실적 이유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 사기죄 등으로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크게 세 가지 이유였다.


① 상대방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 그런데 상대방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경우, 사기죄 성립 요건의 하나인 상대방의 '기망'이 부정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돈을 빌려주는 등 당시) 상대방의 재산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면, 기망행위가 부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대법원은 "소비대차 거래에서 대주(돈을 빌려준 사람)가 차주(돈을 빌려 쓴 사람)의 변제 불능 위험을 예상했다면, 차주가 제대로 돈을 갚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2012도14516판결).


② 상대방 마음속 '의사'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

또한 '김현귀 법률사무소'의 김현귀 변호사는 "사기죄로 고소하는 건 권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를 상대방의 마음을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여자친구 B씨에게 사기죄가 적용되려면 B씨가 애초에 돈을 갚을 생각이 없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B씨가 수사기관 등에 "취업이 안 돼 돈을 못 갚았을 뿐이다"라고 주장한다면 기망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례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전혀 돈을 벌 생각이 없었다거나, 돈을 벌게 되어도 A씨에게 돈을 아예 갚을 생각이 없었다는 그 속마음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③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기 때문

이어 법원이 연인 간 주고받은 선물이나 금전에 대해서는 이를 대여가 아닌 증여로 보는 경우가 많은 것도 A씨에게 불리한 점이다. 민법은 "증여의 이행이 완료된 후에는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빌려준 돈'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금전 거래 등은 증여로 판단 될 가능성이 크다. 돈을 다시 돌려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김현귀 변호사도 "헤어진 연인 관계에서 선물이나 돈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해도, (이 같은 내용의 고소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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