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의 몰카 녹음, '딸깍' 소리도 증거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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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의 몰카 녹음, '딸깍' 소리도 증거가 되나요?"

2026. 05. 12 11: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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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없는데 '카톡 자백'만 남았다…변호사들 "음성파일과 결합하면 유죄 가능"

여성이 녹음한 전 남친의 몰카 녹음 시작·종료음은 '고의성'을 입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전 연인과의 관계를 몰래 녹음한 파일을 증거로 쓸 수 있을까? 수사관은 "속기록 떼라", 국선변호사는 "필요 없다"는 상반된 조언에 혼란에 빠진 한 여성.


전문가들은 녹음 시작·종료음은 '고의성' 입증의 결정적 증거이며, 카톡 자백과 결합하면 사진 원본이 없어도 강력한 유죄 증거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증거 안 된다"는 국선 변호사의 말, 믿어도 될까?


전 남자친구가 성관계 장면을 몰래 녹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피해자 조사를 마쳤지만, 그는 깊은 혼란에 빠졌다.


수사관은 "음성 파일만으로는 효력이 없으니 속기사무소에 맡겨 녹취록을 만들라"고 했지만, 정작 법적 조력자인 국선변호사는 "녹음은 증거가 될 수 없으니 낼 필요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A씨는 관계 시작 전 핸드폰을 몰래 두는 '달그락' 소리와 관계 후 녹음을 확인하고 종료하는 소리가 담긴 음성 파일이 과연 법정에서 증거가 될 수 있는지 애를 태웠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명확히 답했다. 장휘일 더신사 법무법인 변호사는 "녹음 시작과 종료 시점의 조작 소음은 불법 촬영과 녹음의 고의성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초원의 윤세진 변호사 역시 "설치 시의 달그락 소리와 종료 시의 정황은 상대방이 '몰래' 했다는 것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라며 수사기관과 법원은 오히려 핵심이 담긴 부분 녹취를 선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선변호사가 '증거가 안 된다'고 한 것은 음성 녹음 자체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직접적 구성요건(영상/사진)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으나, 촬영 혐의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보강 증거'이므로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안하다, 다 지웠다" 카톡 자백, 사진 없어도 유죄 가능


A씨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나체 사진까지 몰래 찍었다는 사실이다. 사진 원본은 이미 사라진 상황. A씨의 손에 남은 것은 전 남자친구가 카카오톡 대화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한 캡처본뿐이다.


변호사들은 사진 원본이 없더라도 카톡 캡처본은 매우 유효한 증거라고 입을 모은다. 윤세진 변호사는 "가해자가 '미안하다. 다 삭제했다'는 등 범행을 시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면, 이는 '자백'에 준하는 증거 가치를 가집니다"라고 분석했다.


범행을 인정하는 대화 내용이 법정에서 '자백'에 준하는 증거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다만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일 때는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앞서 언급된 '몰래 녹음' 파일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윤 변호사는 앞서 언급한 음성 파일이 더해진다면, 가해자가 촬영을 시도했고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입증되어 훨씬 높은 증거력을 갖게 된다고 조언했다.


즉, '카톡 자백'과 '비밀 녹음 정황'이라는 두 개의 간접 증거가 합쳐져 사진 원본 없이도 유죄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 체인이 완성되는 셈이다.


녹취록, 전부 다? 앞뒤만? '맥락 왜곡' 반박 피하려면


그렇다면 녹취록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A씨는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녹음 시작과 끝부분 2분씩만 발췌해 제출해도 될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해 하진규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변호사는 "몰래 녹음을 설치하는 소리와 종료하는 소리가 담긴 부분은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녹음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이 부분만 속기록으로 제출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존재한다. 허은석 법률사무소 한강 변호사는 "질문하신 것처럼 앞뒤 일부만 발췌 제출하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상대방 측이 '맥락 왜곡'이나 '임의 편집'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증거의 신빙성을 높이려면 비용이 들더라도 전체 녹음을 문서화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취지다.


결국, 녹취록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파일 내용을 쉽게 파악하도록 돕는 보조 자료이므로, 원본 음성 파일을 훼손 없이 보존하고 이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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