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일과 입사일이 '하루' 겹치는데…겸직금지 위반이라는 공기업
퇴사일과 입사일이 '하루' 겹치는데…겸직금지 위반이라는 공기업
공기업 채용시험에 합격…기존 직장에서 퇴사 처리 늦어져
공기업 "제때 퇴사 처리 안 하면 입사 취소"…겸직 금지 위반이라는 설명
변호사들 "합격 통보받은 순간, 공기업과 근로계약 성립…입사 취소는 위법"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한 기쁨도 잠시, 합격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다니고있던 중소기업에서 퇴사 처리가 늦어지면서다. 이대로 A씨는 공기업 입사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셔터스톡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가 공기업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꿈의 직장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합격 통지서를 받아들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퇴사 처리가 늦어지면서, 공기업 합격이 취소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A씨가 합격한 B공기업은 신입사원 연수 전날까지는 퇴사해야 한다고 했다. "겸직을 금지하는 방침 때문에 그렇다"며 "정해진 날짜에 퇴사 확인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합격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B공기업이 하루 이틀만 시간을 주면 입사에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답변을 받은 상황. A씨는 이대로 공기업 입사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하루 정도 늦는다고 해도 '겸직 금지 위반'으로 입사가 취소될 일은 없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① 합격 통보받는 순간 공기업과 근로계약 성립
변호사들은 회사가 합격 통보를 하는 순간 근로계약이 성립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베이시스의 최원영 변호사는 "법원 판례 등에서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이미 합격 통지를 받은 A씨도 공기업과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수 있다.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A씨가 해당 공기업의 채용공고에 따라 응시해 최종 합격이 됐다면, 원칙적으로 사용자(공기업)와의 근로계약이 체결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는 근로계약을 맺은 직원을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합격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공기업과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라며 "따라서 다니고 있는 기업의 퇴사 절차가 공기업의 연수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합격을 취소하는 건 위법"이라고 했다.
② 퇴사 하루 이틀 늦는 점⋯합격 취소할 정도로 중대한 사유 아냐
하루 이틀 퇴사 처리가 늦어진 점을 합격을 취소할 정도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도 어렵다. 즉, 겸직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사유가 아니라는 의미다. 김상배 변호사는 "A씨가 연수참가일까지 퇴사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겸직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변호사들은 공기업이 A씨의 합격을 취소하는 건 '위법'이라고 말했다. 최영원 변호사는 "A씨 사안은 겸직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사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일방적인 합격 취소는 부당해고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변호사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사회통념에 적당한 이유가 인정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부당해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공기업에서 A씨의 입사를 취소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상배 변호사는 "해고무효 소송 등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방법으로 대응해도 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