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만원 주고 데려온 아기 고양이, 3개월 만에 병원 신세…분양샵에 치료비 받을 수 있나?
90만원 주고 데려온 아기 고양이, 3개월 만에 병원 신세…분양샵에 치료비 받을 수 있나?
"모든 고양이가 다 그렇다"는 분양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한 캐터리샵(전문 고양이 분양소)에서 90만원을 주고 아기 고양이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분양 3개월 만에 중성화 수술을 위해 찾은 동물병원에서 고양이에게 선천성 심장질환이 의심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견을 들었다.
이후 정밀 검사 과정에서 20만원이 넘는 병원비가 발생했고,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는 결국 300만원의 비상금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분양샵에 이 사실을 알리자 "모든 고양이가 다 그렇다"는 식의 책임 회피성 답변만 돌아왔다.
'알고도 속였다' 입증 못하면 사기죄 성립은 어려워
변호사들은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판매자가 분양 당시 고양이의 선천적 질병을 명확히 알면서도, 이를 고의로 숨겨 돈을 받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단순히 질병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사기죄 인정이 쉽지 않다"며 "판매자가 질병을 알고 있었다는 객관적 자료(건강검진 기록 등)가 없으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판매자가 막연히 '모든 고양이가 그렇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사기죄의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사상 '하자담보책임'으로 치료비 청구는 가능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민사상 책임을 물어 치료비 등을 요구할 길은 열려 있다. 분양받은 반려동물에게 처음부터 하자가 있었던 경우, 판매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분양받은 고양이에게 선천적 질병이 있었다면 매매목적물의 하자에 해당하여 판매자에게 하자담보책임이나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고가 분양이었고 판매자가 건강상태에 대해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치료비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질병이 분양 시점부터 존재했다는 전문가의 소견이 핵심 증거가 된다.
윤관열 변호사는 "'선천적 질환이며 분양 이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에 대한 수의사 의견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후 내용증명으로 치료비 부담 또는 분양대금 일부 환급을 요구하는 절차가 일반적"이라고 조언했다.
고준용 변호사도 "감정적 대응보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토대로 법적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며 수의사 소견서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