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0건인데 "200만원 배상하라"…상표권 소송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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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0건인데 "200만원 배상하라"…상표권 소송 날벼락

2026. 02. 10 17: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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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용으로 8일 올린 상품, '매출 0원'인데도 소송…법조계 분석은?

스마트스토어에 연습용으로 상품을 올렸던 A씨가 상표권 침해로 200만원 소송을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위탁 판매 연습을 위해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올렸던 A씨가 상표권 침해를 이유로 200만 원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게시 기간은 단 8일, 판매 건수와 매출은 모두 '0원'이었고 형사 고소는 불기소 처분됐지만, 민사소송은 피하지 못했다.


법조계는 배상액 전액 인용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답변서 제출 등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습으로 올렸는데…" 8일 만에 날아온 200만원 청구서


A씨는 2024년 2월, 인터넷 강의를 보며 연습 삼아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올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법무법인으로부터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판매 중지와 함께 2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연락을 받았다. 상품명에 포함된 특정 키워드가 문제였다.


A씨는 "해당 상품군을 통상적으로 지칭하는 대명사라고 인식하여 별도의 검토 없이 사용하였던 점 인정합니다"라며 고의가 없었음을 밝혔고, 문제가 된 상품을 즉시 내렸다. 해당 상품은 총 8일간 게시됐지만 판매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아 매출액은 0원이었다.


A씨는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판단해 배상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상표권자는 형사 고소에 이어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상표권자는 소장을 통해 "피고는 원고에게 각 금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또한 "상표의 저명성을 득하기 위해 지출한 광고비의 지출내역과 광고실적 등을 정리해 원고의 손해액을 명확하게 산출하여 제출 예정"이라며, 매출이 없더라도 브랜드 가치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출 0원·형사 불기소'에도 안심 못 하는 이유


A씨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 것은 상표권자가 소장에서 인용한 법 조항이었다. 상표권자는 "법원은 권리의 침해에 관한 소송에서 손해가 발생한 것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증명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밝히는 것이 사실의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는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라며, 실제 매출이 없어도 법원이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앞서 진행된 형사 고소는 지난 6월 검찰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민사 책임까지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형사 불기소 처분이 있었다는 점은 민사 책임을 당연히 부정하는 근거는 아니지만, 침해의 경미성과 손해 발생의 실질이 없다는 사정은 민사상 손해액 산정에서 피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형사상 무혐의가 민사 재판에서 유리한 증거는 될 수 있지만, 배상 책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법조계 "200만원 전액 인용 가능성 낮지만…"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을 고려할 때 200만 원 전액이 인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홍림 김남오 변호사는 "실제 매출·이익이 전혀 없다는 점, 게시 기간이 매우 짧고 즉시 중단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방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판매 0건 매출 0원이라면 (침해자의 이익을 손해액으로 보는) 추정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배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원고가 인용한 법리는 정확하며, 판매 실적이 0건이고 매출액이 0원이더라도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판매가 확인되지 않아도 광고 제목에 등록상표를 사용한 침해를 인정하고 소액(예: 50만원)만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라며 일부 배상 판결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소장 받았다면 '30일의 골든타임'을 지켜라


전문가들은 소장을 받은 후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하는 '답변서'가 소송의 향방을 가를 첫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답변서에 형사 불기소 처분 결정문을 첨부하여, 해당 키워드를 보통명사로 인식하여 사용했을 뿐 상표권을 침해할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또한, A씨에게 유리한 사실관계를 법리적으로 명확히 주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법인 창세 손권 변호사는 "답변서에서는 침해 사실은 인정하되 손해 발생 및 손해액 추정의 부당성을 중심으로 방어하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A씨는 8일간의 짧은 게시 기간, 매출 '0원'이라는 객관적 증거, 즉각적인 시정 조치 등을 답변서에 체계적으로 담아 원고 측 주장의 부당성을 다투고, 과도한 배상액의 감액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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