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잃었는데 700만원에 합의?" 보이스피싱범의 제안, 덥석 물었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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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원 잃었는데 700만원에 합의?" 보이스피싱범의 제안, 덥석 물었다간…

2025. 07. 16 17:2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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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액의 3분의 1만 받고 합의하자는 수거책

변호사들 "섣불리 합의서 써주면 나머지 돈은 영영 못 받을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한순간의 실수로 2,000만 원을 잃은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붙잡힌 범인은 고작 700만 원을 내밀며 합의를 제안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A씨가 마주한 기막힌 현실이다. 경찰 신고 끝에 돈을 받아 간 수거책을 붙잡았다는 소식에 한숨 돌렸지만, 재판을 앞둔 피의자의 제안은 A씨를 더 깊은 고민에 빠뜨렸다.


피의자 측 변호사는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 피해액 전액을 변제하기는 어렵다"며 700만 원에 합의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턱없이 부족한 합의금에 마음이 상했지만, 이마저도 받지 못할까 봐 섣불리 거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과연 A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


변호사들 "수거책에 전액 배상받기 힘든 게 현실"

변호사들은 안타깝지만 보이스피싱 조직의 하위 조직원인 수거책에게서 피해액 전부를 돌려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범죄 수익 대부분이 이미 총책 등 상부 조직으로 흘러 들어간 뒤이기 때문이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하부책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할 경우, 법원은 통상 피해액의 30% 수준에서 책임을 인정하는 추세"라며 "억울하겠지만 피해액의 30~50% 선에서 합의를 고려해보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법률사무소 HY의 황미옥 변호사 역시 "수거책들은 전액을 배상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상부 조직이 검거되기를 기다려야겠지만, 현재 재판 중인 피고인에게 전액 변제를 고집하다 합의 자체가 결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원칙 "돈은 받되, '합의서'는 절대 써주지 마라"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다. 바로 피해액의 일부라도 합의금을 받되, 전액을 돌려받지 않았다면 법원에 제출할 '합의서'는 절대 작성해주면 안 된다는 점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피고인 측에 피해액의 절반인 1,000만 원을 요구해보고, 어떤 금액을 받든 전액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합의서는 제출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는 피고인이 피해액의 일부만 갚아도 그 사실만으로 재판에서 양형에 유리한 참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합의서를 써주지 않고도 일부 피해를 회복하고, 추후 나머지 금액을 청구할 권리를 지킬 수 있다.


윤 변호사는 "일부만 변제받고 나머지는 할부로 갚겠다는 내용의 변제 합의서 작성을 요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자까지 받아내려면…지금 바로 '민사소송' 준비해야

형사 재판과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바로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당장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가해자에 대한 유죄 판결이 유력해 보이므로, 지금 민사소송을 제기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민사소송의 채권 소멸시효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민사 판결을 받아두면 연 12%의 지연 이자가 추가되고, 계속해서 채권을 집행할 권한을 유지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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