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징역이냐, 벌금형이냐…불법체류자 고용한 사장님의 '운명의 일주일'
3년 징역이냐, 벌금형이냐…불법체류자 고용한 사장님의 '운명의 일주일'
전주 공장서 태국인 4명 단속 적발, 월급 320만원 줬어도 처벌 불가피…변호사들 "임금 정산·조사 협조가 감형 열쇠"

출입국관리국 조사관들이 공장에 들이닥쳤다. 불법체류자 4명을 고용한 사장님은 이제 어떻게 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평화롭던 공장에 들이닥친 20인승 버스, 불법체류자 4명을 고용한 사장님은 이제 어떻게 될까.
2025년 9월 12일, 전주의 한 공장 앞에 20인승 버스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이들은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관들이었다.
"불법체류자 신고가 접수돼 검문 나왔다." 한마디와 함께 시작된 단속에 공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현장에서 일하던 태국인 남성 2명과 여성 2명, 총 4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한 사장님의 평화롭던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월급 320만원, 3년 일한 부부도 있었는데"…사장님의 복잡한 사연
조사관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불법체류자인 줄 알고 고용했나?", "얼마나 일했나?", "임금은 얼마를 줬나?" 사장님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혔다. 체포된 4명 중 한 팀은 부부였다. 이들은 과거 3년간 이 공장에서 일하다 퇴직한 뒤, 2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2025년 2월부터 약 8개월째 일해왔다. 이들에게는 평균 320만원의 월급이 지급됐다. 나머지 한 팀은 2025년 3월부터 약 6개월간 근무하며 평균 280만원을 받았다. 단순히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 아니라는 항변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조사관들은 태국인 근로자들을 체포해 버스에 태운 뒤, 사장님에게 '고용주 안내문' 한 부를 건넸다. 거기에는 사장님이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적혀 있었다. 체포된 외국인들의 여권과 귀중품 등 귀국에 필요한 소지품을 챙겨줄 것, 그리고 밀린 임금을 정확히 정산하고 반드시 확인서를 작성할 것. 마지막으로, 조사에 출석하라는 내용이었다. 종이 한 장에 담긴 글자들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예고하고 있었다.
"최대 징역 3년"…변호사들이 입 모아 말하는 '감형의 길'
법률 전문가들은 사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경고한다. 출입국관리법 제94조는 불법체류자임을 알면서 고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4명이라는 고용 인원과 3년간 일했던 근로자를 재고용한 이력은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는 불리한 요소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길은 있었다.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임금을 적정하게 지급한 점은 감경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리그의 이요한 변호사 역시 "임금 체불은 별도의 법적 문제로 번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정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해법은 '성실한 협조'와 '책임감 있는 마무리'다. 12년간 경찰로 근무하며 출입국 관련 사건을 다수 수사했던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며, 체류자들의 귀국 절차에 적극 협조하는 태도가 처벌 수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사장님이 지금부터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징역형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벌금형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한순간의 단속으로 벼랑 끝에 선 사장님. 그의 운명은 이제부터 시작될 조사 과정에서의 그의 선택에 달리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