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몰래 자녀 명의로 연대 보증해 돈 빌려…"자녀에게 부채상환 책임 있나?"
아버지가 몰래 자녀 명의로 연대 보증해 돈 빌려…"자녀에게 부채상환 책임 있나?"
무권대리이므로 ‘계약의 무효’ 주장할 수 있어
채권자가 계속 지급 요구하면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등으로 ‘채무 없음’을 확인받을 수 있어

나도 모르게 대여금에 대한 연대보증인이 돼 있다면 어찌해야 할까?/셔터스톡
아버지가 오늘 A씨에게 전화해 깜짝 놀랄 얘기를 했다. A씨와 누나 명의로 연대보증을 해, 직장동료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모두 4,000만 원을 빌렸다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도장까지 파서 몰래 벌인 일이었다.
A씨는 아버지와 통화하면서 앞으로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일에 대비해 통화 내용을 모두 녹음해 두었다. 거기에는 A씨 남매의 도장과 이름이 도용된 것, 이들은 해당 채무 관계가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사실 등이 아버지 음성으로 확인돼 있다.
A씨는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A씨 남매는 이 빚을 갚을 의무는 없다고 변호사들은 잘라 말한다. 법무법인(유한) 강남 김상윤 변호사는 “무권대리이므로 A씨는 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텐션 법률사무소 이용익 변호사도 “당사자의 대리권 수여 없이 이루어진 행위이므로, A씨는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A씨 남매는 이 빚을 갚지 않아도 되며, 채권자가 계속해서 지급을 요구해 온다면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 등으로 채무 없음을 확인받을 수 있다”고 이 변호사는 부연했다.
법무법인 대진 이동규 변호사는 “A씨가 제출하는 관련 증거자료를 보고 무권대리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채무부존재를 인용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설령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해야 할 상황이 되더라도, A씨가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확신 황성현 변호사는 “A씨의 아버지가 명의도용 사실을 인정하는 상황이므로, 채권자에 대해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A씨는 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을 잘 보관하고, 가능하면 아버지로부터 사실확인서라도 받아두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이동규 변호사는 “만일 A씨가 확보한 자료만으로 증거가 부족하다면, 아버지를 상대로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로 형사고소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김상윤 변호사는 “이 같은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는 채권자의 청구가 이루어진 뒤 진행해도 되지만, 이자 등의 발생이 염려되거나 다른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제기해도 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