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도중 콘돔 제거는 성폭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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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도중 콘돔 제거는 성폭행일까?

2025. 09. 30 19:4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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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보내라. 성폭행으로 고소하고 주변에 다 알리겠다"

만난 지 3일된 여성과 성관계 가졌던 벌어진 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만난 지 3일 된 여성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가 거액을 뜯길 뻔한 한 남성의 사연이다.


관계 도중 피임기구를 제거한 행위, 이른바 '스텔싱'이 빌미가 되었다.


합의된 관계에서 벌어진 이 돌발 행동, 과연 성범죄가 될 수 있을까.


“싫으면 안 가도 돼” 확인 후 모텔행 관계 후 불꽃축제까지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여자친구 B씨와 교제 3일째 되던 날 데이트를 즐겼다. B씨는 공공장소에서 스킨십을 시도했고, A씨가 이를 거부하며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미안함을 느낀 A씨는 B씨에게 “밖에서 이러지 말고 편하게 스킨십할 수 있게 방을 잡았다. 싫으면 안 가도 괜찮다”며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B씨가 “괜찮다”고 답하면서 두 사람은 모텔로 향했다.


모텔에서는 B씨가 먼저 스킨십을 주도했고, 자연스럽게 성관계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A씨가 관계 도중 피임기구(콘돔)를 제거한 것이다. A씨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지만 별다른 거부 의사를 보이지 않아 그대로 관계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관계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사후피임약 문제를 논의하고, 함께 영화를 보고 선유도에서 불꽃축제까지 관람한 뒤 헤어졌다.


하룻밤 만에 돌변…“30만원 안 보내면 성폭행 고소”

평범한 연인의 하루처럼 보였던 시간은 하룻밤 만에 악몽이 되었다. 다음 날 아침, B씨는 A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3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심지어 A씨의 친구에게 연락해 집 주소를 묻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진 통화에서 B씨는 “네가 콘돔 뺐잖아”라며 따졌고, A씨는 “싫다고 했으면 안 했을 것이다. 갑자기 이러니 당황스럽다”고 맞섰다. B씨는 “그냥 보내면 신고 안 하겠지”라며 금전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긴 실랑이 끝에 B씨는 요구액을 진료비 명목인 11만원으로 낮췄다.


A씨는 이 돈을 보내며 ‘이 건에 대해 추가 요구 및 고소를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받아냈다. A씨의 손에는 당시 상황이 담긴 통화 녹음과 카카오톡 대화 기록이 고스란히 증거로 남았다.


쟁점 1. ‘콘돔 몰래 제거’ 스텔싱, 강간죄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우선 성관계 자체가 합의로 이뤄졌기에 강간죄 성립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강간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상대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한 뒤 성관계할 때 성립하는데(형법 제297조), A씨 사례에선 강압 정황이 없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스텔싱'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권장안 변호사(공동법률사무소 온기)는 “스텔싱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정돼 강간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A씨의 경우 B씨가 피임기구 제거를 인지하고도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 변수이다. 민경남 변호사(법률사무소 태희)는 “상대방이 관계 도중 피임기구 제거를 인지했음에도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은 성폭행 혐의가 성립되기 어려운 중요한 정황”이라고 분석한다.


쟁점 2. “돈 안 주면 고소”…오히려 공갈·무고죄?

오히려 법조계는 B씨의 행동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상대방이 돈을 요구하며 ‘성폭행 고소’를 언급한 정황은 협박·공갈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짚는다. 성관계를 빌미로 한 금전 요구 자체가 범죄라는 뜻이다.


만약 B씨가 실제로 A씨를 고소했다면 무고죄 책임까지 질 수 있다.


김일권 변호사(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는 “여성이 변심하여 강간으로 고소한다면, 여성을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씨가 B씨의 사후피임약 진료비까지 내준 상황에서 이뤄진 고소 협박은 B씨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A씨가 성폭행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A씨가 확보한 통화 녹음, 카톡 대화 등은 성관계가 합의 하에 이뤄졌고, B씨의 고소 위협이 금전적 목적에서 비롯되었음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된다.


전문가들은 “만약 상대방이 약속을 어기고 다시 고소한다면, 이는 오히려 공갈이나 무고 등 상대방이 처벌받을 수 있는 행위”라며 A씨가 가진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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