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잡으려 블랙박스 확인…'자동차 수색죄'로 전과자 될 위기
외도 잡으려 블랙박스 확인…'자동차 수색죄'로 전과자 될 위기
이혼 증거용 블랙박스 영상, 자동차 수색죄로 역고소 당해

한 여성이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잡으려 상대방 명의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했다가 '자동차 수색죄'로 고소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잡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했다가 '자동차 수색죄'라는 낯선 죄명으로 고소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부 사이라도 상대방 명의 차량을 허락 없이 살피는 행위가 징역형만 규정된 중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법조계는 차량 명의보다 부부 간 '공동 사용' 정황과 '묵시적 동의' 여부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이라며, 수사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명의가 다르면 무조건 죄가 되나요?"
이혼소송을 진행하던 A씨는 전 남편의 외도를 입증하기 위해 남편 명의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이 증거는 오히려 A씨를 겨누는 칼날이 되어 돌아왔다. 전남편이 A씨를 자동차 수색죄로 맞고소한 것이다.
A씨는 “간혹 장거리 여행시에 제가 운전하기도 했고, 운전자보험도 전남편이 계약자로 함께 되어있었습니다”라며, “그럼에도 제 명의가 아니면 자동차 수색죄가 성립이 되는건가요”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혼 과정에서 증거를 확보하려던 행위가 하루아침에 자신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현실에 부딪힌 것이다.
법조계 "'묵시적 동의' 여부가 핵심 쟁점"
법률 전문가들은 차량 명의만으로 죄의 성립을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부부 사이에 차량 사용에 대한 '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차량이 전 남편 명의였다면 자동차 수색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라면서도 “다만 해당 차량의 사용을 묵시적으로 허락했는지가 주요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분석했다.
A씨의 경우, 공동 사용자로 인정될 만한 유리한 정황이 다수 존재한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귀하는 해당 차량의 공동 사용권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혼인관계 중이었고, 운전자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었으며, 실제로 장거리 여행 시 운전한 이력이 있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혼인관계 중 배우자의 차량을 간헐적으로 사용했고, 운전자보험에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은 정당한 접근 권한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관계 파탄 전엔 '일반적 양해'…판례는 누구 편?
자동차 수색죄 성립 여부를 가르는 또 다른 중요한 기준은 블랙박스를 확인할 당시 부부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르렀는지다.
김형민 변호사는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르지 않았고 차량의 관리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 무혐의나 무죄를 다툴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법원이 부부 사이에는 차량 출입 및 수색에 대한 '일반적 양해'가 존재한다고 보며, 관계가 완전히 깨지기 전까지는 그 양해가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하급심 판결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바 있어, A씨가 언제 블랙박스를 확인했는지가 재판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벌금형 없는 징역형, 초기 대응이 관건"
법률 전문가들은 자동차 수색죄가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자동차수색죄는 벌금형이 없고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는 사안인 만큼,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진술과 변론절차를 진행하셔야 하겠습니다. 자칫 유죄가 될 경우 처벌 수위가 매우 높은 사건이기 때문입니다”라고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
캡틴법률사무소 홍성환 변호사는 “간단한 사건이지만 확실하게 대처하시어 무혐의로 끝내시는 것을 권하겠습니다”라며 경찰 수사 단계의 초기 대응을 주문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밝히려는 목적이라도 법의 테두리를 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하며, 만약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면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을 체계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