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뛴다'는 유혹, 710만원 잃을 위기…SNS 분양 계약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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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뛴다'는 유혹, 710만원 잃을 위기…SNS 분양 계약 대처법

2026. 04. 23 16:4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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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유인했다면 '방문판매', 14일 내 전액 환불 가능

SNS 광고 후 전화 권유로 계약했다가 취소를 거부당했다면, 업체의 적극적인 유인 행위가 있을 시 '방문판매법'에 따라 14일 내 위약금 없는 환불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SNS 광고에 연락처를 남겼다가 분양사무소의 집요한 전화 권유에 넘어가 710만 원을 입금한 커플. 하루 만에 계약 취소를 요구했지만 '위약금을 더 내라'는 적반하장식 답변만 돌아왔다.


법조계는 분양사무소의 적극적인 유인 행위가 있었다면 '방문판매법'에 따라 14일 내 위약금 없는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고 본다. 판례와 법 조항을 근거로 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알아본다.


'수억 시세차익' 속삭임에…710만원 묶인 계약서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우연히 클릭한 분양 광고. 인적 사항을 남긴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며칠 뒤, 모르는 번호로 3~4통의 전화가 빗발쳤고, 문자로는 솔깃한 홍보 문구와 함께 “주변 집값이 이렇게 올랐다”는 수치 자료까지 날아들었다. 결국 A씨 커플은 지난 4월 18일, 분양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사무소 팀장은 "1억 내지 1억 5천은 오른다"는 말과 "좋은 호수 주변이어서 사람들이 채간다"는 말 등으로 계약을 재촉했다.


그 말에 홀린 듯 500만 원을 입금하자,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 발코니 확장 비용 10%인 210만 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총 710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냉정히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감당할 수 없는 계약이었다. 다음 날, A씨 커플은 곧장 분양사무소를 다시 찾아가 계약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계약서에 서명했으니 취소는 불가하다”는 차가운 답변뿐이었다. 심지어 업체는 “공급대금의 5%를 위약금으로 더 내야 취소해 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방문판매법에 따른 청약철회를 주장하자, 업체는 “당신들이 광고를 보고 직접 온 것이니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법의 심판대 오른 ‘방문’의 의미…열쇠는 '적극적 유인'


A씨의 사례는 법적으로 ‘전화권유판매’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방문판매법은 소비자가 사업장 밖에서 권유를 받고 사업장에 방문해 계약한 경우도 방문판매로 본다. 핵심은 소비자가 사무실을 찾게 된 ‘경위’다.


장휘일 변호사는 “인터넷 광고에 인적 사항을 남기고 권유 전화에 응해 분양사무소에 방문하여 체결한 분양권 계약은, 방문판매법상 청약 철회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높다”고 분석했다.


대법원 역시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연락했더라도, 사업자가 전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방문을 유도하여 계약에 이르게 했다면 이를 전화권유판매로 인정해 14일 이내 청약철회권을 보장하고 있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4697 판결).


결국 A씨가 받은 수차례의 전화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는 분양사무소의 ‘적극적 유인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방문판매법이 적용되면, 법 제9조에 따라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A씨 커플이 지급한 710만 원 전액을 돌려받아야 하는 이유다.


'자발적 방문'의 덫…일부 판결은 '소비자 책임'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분양사무소의 주장처럼 A씨가 ‘스스로’ 광고를 보고 정보를 남겼다는 점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훈 변호사는 “의뢰인이 인스타그램 광고에 먼저 인적 사항을 남겨 연락을 요청한 사실이 있으므로, 법원에서는 이를 자발적인 방문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라며 “이러한 정황은 청약철회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 법리적으로 매우 까다롭고, 고난이도인 쟁점에 해당합니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신현돈 변호사는 “방문판매법 적용과 관련한 하급심 판결의 주류적인 판시에 따르면, 전화권유판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청약철회권 행사가 부정될 가능성이 높고, 사기 취소 내지 약관법 위반 등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더욱 낮습니다”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법원 판례와 달리, 일부 하급심에서는 소비자의 최초 정보 제공 행위를 중시해 ‘자발적 거래’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골든타임 14일'…내용증명으로 찍어둘 첫걸음


법적 견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은 ‘내용증명’ 발송이다.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권은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


류제형 변호사는 “일단, 14일이 도과하기 전에 내용증명을 통해 철회의사를 분명히 표시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내용증명에는 계약 체결 경위(전화·문자 권유 사실), 방문판매법 제8조에 따른 청약철회 의사, 지급한 710만 원 전액 환급 요구 등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업체가 내용증명을 받고도 3영업일 내에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연 15%의 지연배상금까지 청구할 수 있다.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 신청, 민사상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 등 본격적인 법적 절차를 통해 압박해야 한다.


‘대박’의 꿈이 ‘쪽박’의 위기로 변한 순간, 법이 보장하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신속하고 똑똑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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