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4500만원 20대, '어려서 파산 안돼?'…변호사들 '이것'이 관건
빚 4500만원 20대, '어려서 파산 안돼?'…변호사들 '이것'이 관건
10년 우울증 앓이, 근로능력 입증하면 나이 무관…법률 지원 길 열려

20대라 하더라도 10년간의 우울증과 ADHD로 과도한 빚을 졌다면 개인 파산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10년간 앓아온 우울증과 ADHD, 계속되는 취업 실패와 생활고로 4,500만 원의 빚을 떠안은 20대 청년. 채권추심에 시달리다 마지막 희망으로 개인파산을 알아봤지만 '나이가 어려서 안 된다'는 절망적 답변만 돌아왔다.
과연 빚의 굴레를 끊어낼 방법은 없는 걸까? 변호사들의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절망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법적 구제 방안을 집중 취재했다.
"빚 4500만원에 멈춘 삶… '나이가 어려 안된다'는 벽"
10년간 우울증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받아온 A씨에게 현실은 가혹했다. 장기간의 취업 실패는 소득 단절로 이어졌고, 쌓이는 생활고를 감당하기 위해 손을 댄 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카드론 1,000만~1,500만 원, 사이버대학 장학재단 생활비 대출 500만 원, 그리고 은행 신용대출까지. 어느새 빚은 4,500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소득이 완전히 끊겼고, 연체된 대출금은 매일같이 채권추심 전화벨이 되어 A씨를 옥죄었다. 가진 것이라고는 부모님 집에 얹혀사는 신세뿐, 부동산이나 자동차 같은 개인 재산은 전무했다.
소득이 없어 개인회생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 A씨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온 것은 "나이가 어려 파산이 어렵다"는 절망적인 답변이었다.
'나이'는 족쇄 아니다…법원이 보는 진짜 기준은?
A씨의 사연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파산 선고의 요건은 '나이'가 아니라 '지급불능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젊다는 이유만으로 파산 절차에서 배제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젊은 연령이 장애가 되는 이유는 장래 노동력을 전제하기 때문이지만 10년간의 정신과 치료 이력은 이를 정당하게 반박할 증거입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즉, 장래에 돈을 벌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을 A씨의 오랜 치료 기록이 뒤집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근로 능력 상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다. 한대섭 변호사는 담당 주치의로부터 "'현재의 정신 상태로는 정상적인 직업 활동이 불가능하며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구체적인 진단서나 소견서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법원이 단순히 일하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일할 수 없는 상태임을 확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이다.
"변호사비 없다면? '법무사'와 '소송구조'가 대안"
변호사들은 A씨가 진 빚의 성격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찬 변호사는 "사기나 고의적 불법행위가 아닌 생활비 채무라면 제한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도박, 과도한 사치 등이 있었다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걸림돌인 변호사 선임 비용 문제에도 여러 해법이 제시됐다. 김강희 변호사는 "비용 부담이 클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구조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법원의 소송구조제도를 통해 변호사 비용 및 절차 비용 지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했다.
특히 법적 분석에 따르면 개인파산 사건은 변호사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법무사'도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이는 비용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또 다른 현실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리스크는 채무 문제를 방치해 정신적 고통이 심해지는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서류를 갖춰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