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사망 후 상속 싸움…전세대출 만기 코앞인데, 계약 갱신 어떡하죠?
집주인 사망 후 상속 싸움…전세대출 만기 코앞인데, 계약 갱신 어떡하죠?
상속등기는 미완료, 자녀들은 '도장 찍어주겠다'는데…은행 대출 연장도 문제

집주인 사망 및 상속 분쟁 시에도 법정 상속인에게 임대인 지위가 승계되어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부모님이 거주하는 전셋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계약 만기는 오는 10월 말인데, 올해 초 집주인이 갑자기 사망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사망한 집주인의 자녀 두 명과 사실혼 관계였던 배우자 사이에 상속 분쟁까지 벌어졌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상 소유주는 여전히 사망한 집주인의 명의로 남아 있는 상태다.
집주인의 자녀들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줄 테니 은행에 제출하라'고 제안했지만, 전세자금대출 연장이 걸려 있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다. 상속 분쟁 속에서 계약을 안전하게 연장하고 대출 만기 문제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집주인 사망해도 임대인 지위는 '법정 상속인'에게 자동 승계
결론부터 말하면, 집주인이 사망했더라도 전세계약 갱신은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상속으로 인한 부동산 소유권 취득은 등기 없이도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집주인의 사망과 동시에 법정상속인인 자녀들이 임대인의 지위를 물려받았다는 의미다.
법적으로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임대인은 집주인의 자녀 두 명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상속으로 인한 부동산 취득은 등기가 없어도 사망 시점에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며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니므로 자녀 두 분이 공동임대인"이라고 설명했다.
계약갱신요구권, 10월 만기면 '8월 말까지' 모든 상속인에게 알려야
계약을 연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만 시한이 매우 촉박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갱신요구권은 계약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행사해야 한다. 10월 말 만기라면 8월 말이 마감 시한이다.
통지 대상은 현재 임대인 지위를 가진 '자녀 두 명 모두'다.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각자에게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 증거를 남기는 것이 안전하다.
법무법인 심(心)의 심규덕 변호사는 "자녀 두 분 모두에게 각각 내용증명으로 갱신 요구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고 도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속인 자녀 말만 믿고 '새 계약서' 썼다간…은행이 거절할 수도
집주인의 자녀들이 제안한 대로 새 계약서에 날인하는 방법도 유효할 수 있다. 공동임대인인 자녀들 전원이 날인한 계약서는 법적으로 유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계약서만으로 은행 대출 연장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은행이 등기부등본상 소유주와 계약서상 임대인이 다른 점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은행이 등기부상 소유자가 변경되지 않은 상태의 계약서를 수리할지는 은행 내부 심사 기준에 따라 다르다"며 "해당 은행에 미리 상황을 설명하고 대출 연장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숨은 상속인·가압류 위험…'가족관계증명서'와 '등기부' 확인은 필수
상속 분쟁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우선 상속인이 정말 자녀 두 명뿐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반드시 가족관계증명서를 교부받아서 상속인이 정확하게 몇 명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모든 상속인들의 명단이 임대인란에 기재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채권자로서 이해관계를 소명하면 사망한 임대인의 가족관계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을 수 있다.
또한 변호사들은 상속 분쟁 과정에서 부동산에 가압류나 가처분 등이 설정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이는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대출 연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는 "만기 전까지는 등기부등본을 수시로 열람하여 권리 관계 변동 여부를 반드시 체크하시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