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갚으면 죽는다”…연인 경동맥 찌른 60대의 최후
“돈 안 갚으면 죽는다”…연인 경동맥 찌른 60대의 최후
최대 징역 30년 가능했던 살인미수
초범·공탁으로 '최저' 징역 5년 확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남 창원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연인 관계의 채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60대 채권자 A씨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창원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성환 판사)는 2025년 7월 17일 선고한 2025고합72 살인미수 사건에서 피고인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칼 1개를 몰수한다고 밝혔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피고인 A씨는 2024년 3월경 피해자 B씨(남, 60대)를 알게 된 뒤 연인 관계로 지내며 수회에 걸쳐 약 2,000만 원 상당의 돈을 빌려주었다. A씨는 B씨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지만, B씨가 이를 변제하지 않자 불만을 품게 되었다.
2025년 2월 5일 오후 1시 10분경, A씨는 창원시 C 소재 'D 호텔' 객실에서 B씨와 채무 변제에 관해 대화했다.
A씨는 "돈을 안 갚으면 농약을 마시고 죽어버리겠다"고 말하며 변제를 요구했지만, B씨가 돈을 갚으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화가 나 순간적으로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소지하고 있던 농업용 칼(날 길이 8cm, 총 길이 18cm)로 피해자 B씨의 목 부위를 경동맥이 손상될 정도로 1회 찌르고, 이어 왼쪽 쇄골 부위를 2회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B씨가 사망에 이르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B씨는 경동맥 손상으로 다량의 피를 흘렸으며 응급 수술을 받았다.
우발적 vs 계획적: '칼' 한 자루가 바꾼 운명
피고인 A씨는 징역 5년~30년이라는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처벌받게 되었으며, 법원은 양형기준상 살인범죄 중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으로 사건 유형을 분류했다.
쟁점은 A씨의 범행이 일시적인 분노에 의한 우발적 살인미수인지, 아니면 사전에 준비된 계획적 범행인지 여부였다. 법원은 양형기준 적용 시 '계획적 살인 범행'을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로 인정했다.
법원은 A씨가 B씨에게 변제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순간적으로"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진술에도 불구하고, 다음 두 가지 결정적 사유로 범행의 계획성을 인정했다.
- 범행 도구의 사전 준비: A씨는 범행 이틀 전인 2025년 2월 3일경 이 사건 범행에 사용된 농업용 칼과 농약을 미리 구입했다.
- 공격 부위의 치명성: A씨가 흉기로 피해자의 경동맥이 있는 목 부위를 찌른 행위는 단순 상해를 넘어 사람의 생명을 해하려 한 살인의 고의를 명백히 보여준다.
법원은 "이 사건 범행이 비록 미수에 그쳤더라도 흉기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생명을 해하려 한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중하다"며, "피해자가 목숨을 잃지 않은 것은 피고인이 찌른 부위가 우연히 치명적 부위를 비껴갔고, 병원 이송과 처치가 지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A씨의 의사와 무관한 외부적 사정으로 미수에 그친 장애미수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초범, 공탁에도 '징역 5년'... 양형의 무게
법원은 양형을 결정하며 불리한 정상과 유리한 정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불리한 정상】
- 생명을 빼앗으려 한 중대한 범죄
- 계획적 살인 범행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치명적 부위 공격)
- 피해 회복 미흡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함)
- 흉기의 위험성 및 피해의 중대성 (경동맥 손상, 응급 수술 필요)
【유리한 정상】
- 범행 인정 및 반성
-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 피해 회복 노력 (피해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일정 금원 형사공탁)
- 초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음)
법원은 살인미수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조정 결과 징역 5년~30년으로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최하한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는 범행의 중대성과 계획성을 엄중히 처벌하면서도, 초범이고 범행을 인정하며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공탁)을 참작하여 양형기준의 하한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 여부에 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아 피해 회복 노력이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번 판결은 채무 변제라는 민사적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려 한 행위에 대해, 범행 도구의 사전 준비만으로도 실행 시점의 우발성과 무관하게 '계획적 살인 범행'으로 평가되어 중형이 선고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법치는 개인의 자력구제를 허용하지 않으며, 생명 침해의 범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