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 기어 둔 SUV, 방지턱 넘어 짐 내리던 50대 덮쳐 숨져... 안전장치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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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 기어 둔 SUV, 방지턱 넘어 짐 내리던 50대 덮쳐 숨져... 안전장치 쟁점

2025. 12. 31 13:5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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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아파트 주차장서 비극적 사고 발생

기어 오조작에 따른 자기과실과 차량 결함 가능성 집중 분석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9일 오후 3시 40분경, 경남 김해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50대 여성 A씨가 자신의 SUV 차량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주차 후 짐을 내리던 짧은 순간에 시작되었다.


사고 당시 A씨는 주차를 마친 뒤 차량 뒷부분 트렁크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현장 조사 결과, 당시 차량의 기어는 주차(P)가 아닌 후진(R) 위치에 놓여 있었다. 동력이 살아있던 차량은 뒤로 밀려 나갔고, 마침 뒤편에 설치되어 있던 주차방지턱에 뒷바퀴가 걸리며 일시적으로 멈춰 서 있는 상태였다.


비극은 A씨가 트렁크를 여는 순간 발생했다. 트렁크가 열리는 물리적 변화가 가해지자, 방지턱에 걸려 있던 차량이 이를 넘어가면서 뒤에 있던 A씨를 그대로 덮친 것이다. A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현장 정황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타인 아닌 '자기 자신'의 피해... 형사책임 물을 수 있나

이번 사고의 법적 쟁점은 크게 형사적 책임과 민사적 책임으로 나뉜다. 우선 형사상으로는 처벌 대상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업무상 과실로 '타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판례상 차량 정차 시 기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경우, 타인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1. 4. 29. 선고 2021고단57 판결에 따르면, 기어를 P에 놓지 않는 등 주차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과실로 차량이 밀려 내려가 동승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안에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인정된 바 있다.


하지만 본 사안은 운전자 본인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경우에 해당한다. 자기 자신에 대한 과실치사는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형사책임의 귀속 주체는 사라지게 된다.


주차장 관리자부터 제조사까지... 민사상 책임 소지의 분수령

형사적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주차장 관리자와 차량 제조사를 향할 수 있다. 먼저 주차장 시설의 하자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민법 제758조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한 책임을 규정한다.


의정부지방법원 2017. 9. 19. 선고 2015가단46027 판결은 공작물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면 면책될 수 있다고 판시한다.


이번 사고의 경우, 주차방지턱이 제 위치에 있었음에도 차량이 이를 넘어선 원인이 기어 상태에 따른 동력이었기에 시설 하자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핵심은 '제조물 책임'으로 모인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기어가 P가 아닌 상태에서 문을 열거나 하차하려 할 때 강력한 경고음을 울리거나 시스템이 자동으로 주차 모드로 전환되는 안전장치를 탑재한다. 만약 해당 SUV에 이러한 경고 장치가 없었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이는 제조물책임법상 결함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이 관건... '안전장치 미작동' 입증이 승소 열쇠

제조물 책임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피해자 측은 제조물책임법 제3조의2에 따라 결함을 입증해야 한다. 차량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가 제조업자의 지배 영역 내 원인으로부터 초래되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은 제조자가 합리적인 대체 설계를 채용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아 제조물이 안전하지 않게 된 경우 설계상 결함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번 김해 사고 차량 역시 후진 기어 상태에서 운전자가 하차했을 때 이를 인지시킬 경고 시스템이 적절히 작동했는지가 법적 공방의 중심이 될 것이다.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과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가 제조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결정지을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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