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적도 없는 부산에서 ‘주거침입’ 형사고소, 무고죄 고소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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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적도 없는 부산에서 ‘주거침입’ 형사고소, 무고죄 고소 가능한가요?”

2019. 09. 20 15:2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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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 신고했다면 ‘무고죄’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일로 형사고소를 당한 한 남성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타인을 벌받게 할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무고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서울에 사는 A씨는 어느날 갑자기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부산에 있는 한 주택에 A씨가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쳤다”고 형사 고소됐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해당 시간에 서울에 있는 직장에 근무 중이었다. 게다가 그는 부산광역시에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다. 그런데 고소인이 A씨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까지 적어넣으며 고소했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에 고소인이 누구인지 물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고소인 동의 없이는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A씨는 정말 억울하고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고소인을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물었다.
2010년 이후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는 B씨가 최근 “불륜으로 남의 가정을 파탄냈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 B씨가 고소장을 확인해 봤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고소 당사자인 남편 C씨와 그의 아내 녹취록을 봤는데 B씨와 관계된 내용은 없었다. C씨의 아내 카톡에 B씨 사진이 들어있는 것이 고소의 근거라고 했다. B씨는 답변서에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얼마 후 C씨의 변호사로부터 사과 전화가 왔지만, 아직 소고가 취하된 것은 아니다. B씨는 상대방을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을 벌 받게 하려고 거짓말로 죄를 만들어 덮어씌우는 범죄행위가 무고죄다.


형법 156조는 무고죄를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신고하는 죄’라고 명시하고 있다.



무고죄, 남에게 죄 뒤집어씌우고 사법질서 교란시키는 중범죄

무고죄는 죄가 없는 타인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억울한 벌을 받게 하고,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범죄행위여서 상당한 중범죄로 취급된다. 10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진다. 법정형이 강제추행과 동일하다.


특별법이 적용되는 무고죄도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죄에 대해 무고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서는 일반 형법상 무고죄보다 더 중하게 처벌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형사 법률은 억울하게 벌 받는 사례를 줄이는 것 외에 사법부의 심판기능을 원활히 하는 데도 목적이 있다. 무고죄가 없다면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고소 고발을 남발해 사법부 기능과 효율을 떨어트리는 등 사법부 질서를 교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죄의 본질은 국가적 심판 작용을 해하는 죄’라는 판례가 있다.


그런 무고죄 고소가 최근 성폭력 사건에서 많이 악용되는 경향을 나타낸다. 2017년과 2018년 두 해 동안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한 사건이 824건이나 됐고, 이중 94%가 무죄로 판결 났다. 이 경우 상대를 무고죄로 고소한 성폭력 피의자가 되레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 ‘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 신고’했을 때 성립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두 가지 요건을 반드시 충족해야 한다.


①죄 없는 사람을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신고하고,

②이 일로 상대방이 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신고자가 알아야 한다.


최진혁 변호사는 A씨 상담사례에 “사실이 아님이 명백함에도 형사처벌 받게 하기 위해 고소한 것이라면, 무고죄 고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답변했다.


최 변호사는 “고소인이 A씨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특정하여 고소한 것에 비춰볼 때, 부산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A씨를 부산지역 주거침입 및 절도로 고소한 것을 ‘사실오인’이나 ‘법리 오해’로 핑계 삼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법률사무소의 이서영 변호사는 “일단은 고소를 당했으니 피해자가 언급한 일시에 그 장소에 있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 혐의를 벗어나는 것이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방이 A씨를 특정해 고소를 하게 된 동기를 알게 되면 좀 더 명확해 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무고죄 성립 여지가 커 보인다”고 말한다. 이 변호사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소장을 열람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기윤 변호사는 “A씨를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한 것이라면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사람을 착각해 A씨를 잘못 고소한 것이라면 무고죄 고의가 없어서 성립되지 않겠지만, 사람을 착각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니 다시 경찰에 연락해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고소내용이 사실과 다른 허위사실이어야 하고, 처벌을 목적으로 했다는 목적성이 있어야 한다”며 “만약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힐 목적 없이 고소인의 착각이나 판단 착오로 신고를 한 경우라면, 무고죄의 성립요건 중에서 의도성이 배제되기 때문에 처벌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수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이 반복되면서 고소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목적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고소인의 특정 오류나 단순 오기로 인한 것, 무고죄 성립 안 돼”

황미옥 변호사는 B씨의 사례에 대해 “무고죄는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 성립되는 범죄이고, 신고자가 진실하다는 확신 없는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며 “단순 오기나 피고소인 특정 오류로 인한 경우라면 무고의 범죄 의도가 없고, 반대로 진실하다는 확신 없이 추측으로 신고하였다면 무고죄”라고 답변했다. 황 변호사는 “수사기관에 신고한 사실만으로는 전파 가능성이 없어 명예훼손죄 적용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평화의 박현우 변호사는 “B씨의 경우 형사고소가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사소송이므로 무고죄와 관련이 없고, 소 제기만으로는 명예훼손 성립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이재희 변호사는 “B씨가 고소장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나, 고소장은 피고소인에게 우편으로 보내지 않는다”며 “간통죄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됐음을 감안할 때, B씨에게 송달된 서류는 C씨가 자신의 아내와 외도한 상간남으로 B씨를 잘 못 지목하여 보내진 손해배상 민사 소장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 변호사는 “무고죄란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신고를 하는 것이므로 민사소송을 잘못 제기한 것과는 관련이 없다”며 “다만 고소인이 자기 아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임을 잘 알면서 판결을 편취하기 위해 고의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노경희 변호사는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무모하게 소송을 제기하였고, 그로 인해 B씨가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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