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쾅'치더니 SNS에 '뻐큐' 사진…이름 없는 저격글, 처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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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쾅'치더니 SNS에 '뻐큐' 사진…이름 없는 저격글, 처벌될까?

2025. 12. 17 17:0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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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 SNS 저격글, '특정성' 없어도 모욕죄 성립?

변호사들 "제3자가 알면 가능" vs "정황만으론 어려워" 의견 엇갈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직장 동료의 업무 태도를 지적했다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회적인 욕설과 비방, 이른바 '저격'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게시글에 피해자의 실명은 거론되지 않았으나 정황상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명백해, 이를 두고 모욕죄 처벌이 가능한지 법조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는 동료 직원의 근무 태도를 문제 삼았다가 SNS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에 따르면 사건은 같은 부서 내 유일한 여성 동료인 B씨와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A씨는 평소 B씨의 불성실한 업무 태도를 지적하며 사무적인 태도를 취하기 시작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B씨가 업무 시간 중 보란 듯이 키보드를 세게 내려치거나 SNS에 욕설을 올리는 등 반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특히 B씨는 팀장에게 지적을 받은 직후 '가운데 손가락' 사진을 SNS에 게시하거나, A씨와 마찰이 있은 직후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A씨는 "내 이름은 없지만 누가 봐도 나를 욕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 않는 행동을 유독 나에게만 보여 모욕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핵심 쟁점은 '특정성'… 이름 없어도 처벌 가능할까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은 형법상 모욕죄 성립의 핵심 요건인 '특정성' 인정 여부다. 모욕죄(형법 제311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불특정 다수가 인식) ▲모욕적 표현 ▲피해자 특정성 등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의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피해자를 직접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제3자가 게시물을 보고 누구인지 인지할 수 있다면 특정성이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서에 여직원이 단 두 명뿐이라는 점과 게시물이 올라온 시점 등을 종합할 때, 주변 동료들이 A씨를 지칭함을 쉽게 알 수 있다는 논리다. 신선우 변호사(법률사무소 예준) 역시 "주변 정황과 인적 구성을 통해 피해자가 특정된다면 처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단순 정황만으로는 유죄 입증 한계" 신중론도

반면 법원의 엄격한 판단 기준을 들어 처벌이 쉽지 않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남천우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법원은 특정성을 매우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심증이나 정황상 겨냥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게시물 자체에 피해자를 유추할 구체적 단서가 없다면 혐의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와 김민지 변호사(뉴로이어 법률사무소) 또한 "게시글 내용만으로 제3자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한 심증만으로는 법리적 한계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적 대응 전 '채증' 필수… 사내 징계 활용해야"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 가능성과 별개로, 피해자가 취해야 할 최우선 조치는 '증거 수집'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준섭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현재로서는 게시글 캡처와 당시 상황을 기록한 업무 일지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을 통한 해결이 어렵다면,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회사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징계를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름 없는 사이버 괴롭힘이 새로운 직장 내 갈등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피해 입증을 위한 꼼꼼한 기록과 적극적인 사내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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