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리겠다" 말이 현실로…수백억 유산 앞 '어머니'와 '동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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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버리겠다" 말이 현실로…수백억 유산 앞 '어머니'와 '동생'은 없었다

2025. 09. 03 14: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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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갈등이 부른 형제 살인부터 존속상해치사까지

"술 마셨다" 변명 안 통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백억대 자산을 일군 90대 노모는 아들들에게 각각 100억 원대 건물을 물려줬지만, 결국 그 아들들의 손에 맞아 숨졌다. 재산 때문에 벌어진 비극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전남 여수에서는 아버지가 남긴 땅 문제로 다투던 형이 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돈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씁쓸한 현실이 법정에서 연이어 증명됐다.


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 권은택 변호사는 "상속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오랜 갈등이 얽혀 있어 훨씬 더 복잡하고 비극적인 양상을 띤다"며 재산 다툼이 파국으로 치닫는 현실을 지적했다.


고구마 심을 땅 때문에…흉기 품고 나간 형

전남 여수의 한 땅 부잣집 형제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파국을 맞았다. 아버지가 남긴 1400평의 땅과 주택이 모두 장남에게 상속되자, 셋째 동생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셋째는 "선산이 형 땅이냐"며 욕설과 폭행을 일삼았고, 형제는 전화번호까지 지울 정도로 연을 끊고 살았다.


갈등은 2021년 5월 21일 터지고야 말았다. 장남이 "고구마를 심게 주차장으로 쓰던 땅을 비워달라"고 지인과 통화하는 것을 들은 셋째가 격분해 전화를 걸었다. 고성이 오간 끝에 장남은 "죽여버리겠다"고 맞받아쳤고, 두 사람은 그날 오후 동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잠시 화해하는 듯 보였던 것도 잠시, 정류장 안으로 들어간 셋째를 뒤따른 장남은 수건에 감춰온 흉기를 꺼내 동생의 복부를 그대로 찔렀다. 동생은 몇 시간 뒤 사망했다.


재판에 넘겨진 장남은 "술을 많이 마시고 수면제까지 복용해 판단이 흐려졌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흉기를 미리 수건에 감춰 준비한 점, 만난 지 불과 몇 분 만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들어 우발적이 아닌 계획된 범죄로 판단하고 중형을 선고했다. 권 변호사는 "법적 절차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활용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100억 받고도 더 달라…90대 노모 폭행치사

더욱 충격적인 사건은 서울 서초구에서 발생했다. 홀로 수백억대 자산을 일군 90대 노모는 세 아들에게 각각 100억 원대 건물을 증여했다. 평소 자신을 돌본 막내에게 조금 더 재산을 챙겨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노모의 집을 찾아가 재산 문제로 다투다 심하게 폭행했다. 노모는 갈비뼈 여러 대가 부러지고 외력에 의한 뇌출혈로 쓰러진 뒤 결국 사망했다. 두 아들은 "어머니가 스스로 자해했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끝까지 부인했다. 심지어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자해로 하면 될 것 같다"며 서로 입을 맞춘 정황까지 드러났다.


국과수 부검 결과 또한 이들의 주장을 뒤집었다. 공식 사인은 '외력에 의한 뇌출혈'이었고, 팔을 강하게 잡힌 흔적과 여러 대의 갈비뼈 골절은 자해로 보기 어려웠다. 어머니가 생전 주변인에게 "아들들이 나를 때린다"고 호소한 통화 녹음과 재산 분배에 불만을 품은 메모 등도 결정적 증거가 됐다.


검찰은 두 아들을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권 변호사는 "살인의 고의를 직접 인정하긴 어렵다고 본 것"이라면서도 "여러 증거가 존재하는 만큼 최소 존속상해치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각각 10년에서 15년 이상의 중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패륜의 대가, 남은 재산 상속권 ‘완전 박탈’

이들 패륜 아들들은 어머니에게 이미 받은 100억 원대 건물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재산은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우리 민법은 부모 등 직계존속을 고의로 살해하거나 상해를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상속권을 박탈하는 '상속 결격'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유죄가 확정되면 두 아들은 어머니가 남긴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모두 잃는다. 최소한의 상속분을 보장하는 유류분 청구권마저 사라진다.


다만, 이미 생전에 증여받은 100억 원대 건물은 상속 재산이 아니므로 반납 대상이 아니다. 결국 어머니의 남은 재산은 결격 사유가 없는 셋째 아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수백억 자산가의 집안에서 벌어진 두 건의 비극은 재산이 가족을 지키는 울타리가 아닌, 서로를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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