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거실 노린 낯선 ID ‘linsemao’… IP카메라 해킹, 대응 방법은
내 집 거실 노린 낯선 ID ‘linsemao’… IP카메라 해킹, 대응 방법은
변호사들 "전원 차단 후 로그 확보해 고소"
제조사 책임 묻기는 '험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혼자 있는 반려묘가 걱정돼 거실에 IP카메라를 설치했다. 평화롭던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깨졌다. 카메라가 스스로 섬뜩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A씨가 확인한 접속 기록에는 'linsemao'라는 낯선 아이디가 남아 있었다. 인터넷 검색 결과, 이는 보안이 취약한 IP카메라를 무차별 공격하는 해킹 방식 중 하나였다.
설상가상으로 녹화 영상 일부가 통째로 사라진 사실까지 확인한 A씨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즉시 카메라 전원을 뽑고 로그 화면을 캡처했지만,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내 집에 침입한 낯선 시선, 범죄 될까
이는 명백한 범죄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상훈 변호사는 "불법 접속 로그, 카메라의 비정상 작동 등은 해킹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만약 해커가 영상을 몰래 훔쳐봤다면 타인의 비밀을 침해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제49조)가 추가될 수 있다.
해킹 의심될 때, 증거 확보가 수사 첫걸음
해킹 정황이 포착됐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증거 확보가 수사의 성패를 가른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즉시 카메라 전원을 뽑아 추가 피해를 막는 것이 첫 번째"라며 "이후 불법 접속 로그 화면, 카메라 설정 화면, 녹화 파일 목록 등을 캡처하고 제조사나 클라우드 서비스의 로그 기록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수집한 증거자료를 가지고 관할 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수사가 시작된다. 다만 윤 변호사는 "해커들이 주로 해외 IP를 경유해 범인 특정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반드시 기기 로그와 이상 움직임이 있었던 시점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영상 유출됐다면? 제조사에 책임 물을 수 있나
피해자의 가장 큰 두려움은 영상 유출이다. 만약 영상이 유출된 정황이 확인됐다면, 즉시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02-735-8994) 등에 연락해 영상 삭제 및 유포 차단을 요청해야 한다.
그렇다면 보안에 소홀했던 제조사나 설치업체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제조물 책임법'에 따라 제품 자체의 결함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제조업자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제품의 보안 취약점과 해킹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피해자가 직접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 법원은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80365 판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변호사들은 내용증명 발송,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 등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