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협상카드로 등장하는 '오사카 총영사직', 문제없나?
선거철마다 협상카드로 등장하는 '오사카 총영사직', 문제없나?
"청와대가 오사카 총영사직 제안" 폭로⋯계속되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
선거마다 등장하는 '오사카 총영사직', 대체 뭐길래

청와대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내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해 '오사카 총영사직(職)'을 제안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통령 선거 때 인터넷 여론 조작을 수행했으니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달라."
드루킹 사건 때 화제였던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이 다시 한번 이슈의 최전선에 등장했다.
청와대가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내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해 '오사카 총영사직(職)'을 제안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는 선거 때마다 '나눠 먹기'의 대상이 됐다. 이건 불법이 아닐까? 법률 전문가들은 '문제가 없다'는 의외의 분석을 내놨다.
"고위 정무직에 대한 임명권은 철저하게 인사권자에게 있다"는 취지다. 법원의 판단도 역시 그러했다.
검찰은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불법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송철호 시장을 단독 후보로 만들기 위해 경쟁자에게 불출마를 요청했고, 그 대가가 '오사카 총영사직'이었다는 그림이다.
이런 내용을 폭로한 사람은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그는 18일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11월쯤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에서 내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와 공사 사장 자리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 고위 인사가 '이번에는 송철호를 내고 대신 공사 사장 자리에 갔으면 좋겠다'며 계속해서 불출마를 권유했다"고 말했다.
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다. 교민이 많다 보니 한국총영사관도 일본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 하지만 이곳에 '일본 외교 전문가'가 배치됐던 적은 거의 없다. 주로 선거에서 공을 세웠던 인사들이 부임하며 '전리품의 상징'처럼 활용돼왔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오사카 총영사로 재직한 윤형규 전 총영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언론특보였다. 김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친 뒤 총영사로 부임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오사카 총영사로 갔다. 지난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무리한 진압 작전을 했던 김 전 청장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자리를 내줬다는 논란이 있었다.
현 오태규 오사카 총영사도 보은 인사 논란이 있었다. 한겨레 신문 출신인 그는 외교 전문가라 볼 수 없는데도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런 식으로 오사카 총영사직을 이용하는 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까.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포괄적 인사권'으로 이런 인사를 인정하고 있다.
그 근거에는 '엽관제(獵官制·spoils system)적 전통'이 있다. 엽관제란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선거 운동원과 그 정당의 적극적인 지지자에게 승리에 대한 대가로 관직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일정한 부분에 한정하여 엽관적 임용의 정당성을 법적으로 승인한다. 대표적으로 장⋅차관 등 정무직의 임용이다. 국영기업 등 준정부적 조직의 고위관리자도 이런 방법으로 임명한다. 오사카 총영사직도 여기에 들어간다.
헌법재판소는 우리나라 공무원제도의 성격을 '성적제와 엽관제의 결합'으로 규정했다. 공무원 대부분은 성적제로 배치하지만, 정무직 공무원 등 일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엽관제로 임명할 수 있다고 재확인한 것이다.
이런 엽관제적 '보은인사'에 대해 문제 제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대통령의 인사재량권이 한계를 넘었다"는 소송이 여럿 제기됐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한참 논란이었던 지난 9월 일부 변호사들이 "대통령의 인사권도 헌법 및 행정법의 일반원칙에 따른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피고였다.
변호사들은 "조국 후보자의 임명처분을 취소하고, 임명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청구를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