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따른 분양권 해지, 회생이냐 소송이냐…전문가 의견도 '갑론을박'
자금난에 따른 분양권 해지, 회생이냐 소송이냐…전문가 의견도 '갑론을박'
'회생은 너무 이르다'는 신중론 vs '사실상 해지 유도' 현실론

자금난에 몰린 수분양자가 아파트 잔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계약 해제 소송'과 '개인회생'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잔금 지급과 대출이 어려워 해지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잔금 지옥'에 빠진 수분양자의 절규다.
구제 방법을 놓고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일부는 개인회생이 사실상 해지를 유도하는 강력한 카드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회생은 너무 이르고 비용만 더 든다"며 계약 해제 소송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과연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회생부터 하는 건 너무 이릅니다"…'계약 해제 소송'이 우선이라는 신중론
잔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 해지를 원하지만 분양사가 거부하는 상황. 섣불리 개인회생부터 고려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도헌 법률사무소의 김도헌 변호사는 "분양계약을 해제하면 되는 일이지, 회생부터 하는 것은 너무 이릅니다. 그리고 회생하는 데 비용이 더 든다"라고 선을 그었다.
개인회생이라는 극단적인 채무조정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분양계약 자체를 해제할 방법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건축물분양법 적용되는 단지이면 해제사유를 지금부터 만들어서 소송 해보면 가능성은 있습니다"라며, 계약 해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와 상담해 법적 다툼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순서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회생 절차 없이도 계약 해제 사유를 구성해 소송으로 문제를 풀 방법이 있다는 주장이다.
'채권추심 중단'…개인회생이 계약 해지를 유도하는 원리
반면, 개인회생이 분양사를 압박해 사실상 계약 해지를 이끌어내는 가장 현실적인 카드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법률사무소 무율의 김도현 변호사는 "개인회생 절차를 진행하면 법원의 인가 후 채권자의 강제추심이 전면 중지됩니다"라며 "시행사(채권자)가 현실적으로 계약 유지가 무의미해져 자발적으로 계약 해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잔금을 받을 길이 막힌 분양사 입장에선 계약을 유지할 실익이 없어져 '울며 겨자 먹기'로 해지에 응하게 된다는 논리다.
홍현필 변호사는 더 나아가 분양사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설명했다. 그는 분양사가 잔금을 받기 위해 채무자에게 강제로 소유권을 이전시키고 경매를 신청하는 상황을 가정하며 "시행사와 은행은 스스로 엄청난 비용(변호사 보수/경매비용/소송비용/각종 등기비용 등)을 들여서 소유권 이전을 원치 않는 채무자를 상대로 강제로 이전시키고, 그 상태에서 자신들의 채권 및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바보 같은 짓을 할리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결국 분양사 입장에선 개인회생 신청이 들어오면 계약을 해지하고 손해를 확정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3년 뒤 면책, 연체료도 탕감될까?…남겨진 법적 쟁점들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다면 분양대금과 연체료는 어떻게 처리될까. 법무법인 영진의 이장주 변호사는 "개인회생이 완료되면 법적으로 모든 채무가 면책됩니다. 따라서, 해지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면책 후에는 법적 채무로 인정되지 않습니다"라고 밝혔다. 법원이 정해준 변제금만 3년간 성실히 납부하면, 설령 분양사가 계약 해지를 해주지 않았더라도 잔금과 그동안 쌓인 연체료에 대한 법적 책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과정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홍현필 변호사는 개인파산과 달리 개인회생에는 '미이행쌍무계약' 해지 권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때문에 수분양자는 분양권을 청산가치에 반영해야 하는 등 복잡한 법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부동산 분쟁과 도산법(개인회생·파산)이 얽힌 고난도 문제이므로, 한 가지 방법만을 맹신하기보다는 양쪽 분야에 모두 정통한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