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그림'이라는 복병 만난 특검, 뇌물죄 아닌 청탁금지법 꺼내 든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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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그림'이라는 복병 만난 특검, 뇌물죄 아닌 청탁금지법 꺼내 든 속내는?

2025. 09. 15 10:2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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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액 수백만 원 불과해 뇌물죄 적용 어려워

변호사들 "법정형 낮은 청탁금지법으론 구속 어려워"

9일 김상민 전 검사가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총선 공천 등 대가성 청탁과 함께 건네진 고가의 그림이 만약 '가짜'라면, 법의 심판은 어떻게 달라질까. 김상민 전 검사를 둘러싼 그림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뇌물의 핵심인 그림이 진품이 아닌 가품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혐의 입증은 물론 구속영장 발부부터 험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의 그림은 이우환 화백의 작품으로, 김 전 검사가 김건희 여사 오빠로부터 공천과 국정원 법률 특보 자리를 알아봐 주는 대가로 받았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 김 전 검사 측은 "김 여사 일가가 직접 사면 그림값이 뛸 것을 우려해 대신 사준 구매 대행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설령 대가성이 인정되더라도, 그림이 가품이라는 점이 특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품에서 가품으로…뇌물죄 아닌 청탁금지법 꺼내 든 특검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입증돼야 하고, 그 액수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된다. 하지만 진품이 아닌 가품이라면 그림의 가액은 수억 원이 아닌 수백만 원에 불과하게 된다. 이는 특검이 김 전 검사에게 뇌물죄가 아닌, 그보다 처벌 수위가 낮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송영훈 변호사는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은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비교적 낮다"며 "과거 조국 전 장관 딸에게 장학금을 줘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된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도 벌금 1천만 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가품 그림의 가액이 기껏해야 200~300만 원 정도일 텐데, 이 금액으로 구속영장이 쉽게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검으로서는 일단 상대적으로 입증이 쉬운 혐의로 신병을 확보한 뒤, 보강 수사를 통해 뇌물 혐의 등을 추가하려는 전략으로 보이지만 첫 단추부터 삐걱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정형 낮아도…진술 태도가 영장 발부 가를 수도

그렇다고 구속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검사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영훈 변호사는 같은 방송에서 "영장전담판사가 보기에 피의자가 법관 앞에서까지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혐의가 비교적 가벼워도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영장 발부 가능성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매 대행"이라는 김 전 검사의 주장을 법원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구속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장윤미 변호사 역시 "김 여사의 오빠가 일반인에게 얼굴이 알려진 인물이 아닌데, 그림값 폭등을 우려해 대신 사달라고 했다는 해명은 믿기 어렵다"며 "이러한 주장은 오히려 재판부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검은 뇌물죄라는 무거운 칼을 꺼내 들기 전에 '가품'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수사의 향방은 이번 주 목요일로 예정된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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